"막내딸이랑 같이 축구해요!"…'승리보다 소중한 행복' 함께하는 모녀

김희준 기자 2024. 9. 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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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숙 선수(왼쪽), 이우주 선수(이상 하대원여성축구).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모녀지간에 같은 팀으로 대회에 참가한 전종숙, 이우주 선수가 가족과 함께 축구하는 행복을 전했다.


7일 시흥 HM 풋살파크에서 '2024 게토레이 우먼스 5v5' 시흥 지역예선이 열렸다. 이번 대회는 시흥을 시작으로 9월 28일 동대문과 부산, 9월 29일 서수원, 10월 5일 전주와 평택, 10월 6일 인하, 10월 12일 천안과 일산에서 차례로 지역예선을 치른 뒤 상위 성적을 거둔 8팀이 모여 10월 19일 시흥 HM 풋살파크에서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 챔피언십을 갖는다. 대회는 스포츠마케팅기업 (주)HNS가 주최하고 게토레이가 파트너로 참가했다.


차오름FC는 2022년부터 '게토레이 우먼스 5v5' 대회에 꾸준히 참가해왔다. 이번 대회에는 자신들이 사는 지역의 이름을 따 '하대원여성축구'로 뛰었다. 아직 대회 승리가 없어 이번 대회 1승을 목표로 나섰는데 뛰어난 팀을 많이 만난 탓에 2무 3패로 이기는 기쁨을 맛보지는 못했다.


그래도 팀 분위기는 남부럽지 않다. 20대부터 60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땀을 흘리며 단합력을 키워왔다. 경기 중에는 60대 후반이라도 별다른 호칭 없이 이름으로 부르며 격의 없는 분위기를 추구한다.


이 팀에는 풋살을 함께 즐기는 모녀도 있다. 전종숙 선수와 이우주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 아빠와 아들이 함께 축구하는 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최근 여자 축구에 대한 열기가 늘어나면서 전종숙, 이우주 선수와 같이 엄마와 딸이 같이 축구하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


전종숙 선수(왼쪽), 이우주 선수(이상 하대원여성축구). 서형권 기자

자신을 "성남에서 버스 기사로 일하고, 막내딸과 같이 축구하고 있다"고 소개한 전종숙 선수는 "나는 일평생 운동을 안 했는데, 우리 딸은 스포츠과를 나와서 운동을 좋아했다. 어느날 축구가 하고 싶어졌는데, 이왕 하는 거 딸과 함께 뛰면 좋을 것 같아서 시작했다"며 지금까지 딸과 함께 축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딸인 이우주 선수는 축구를 하다가 엄마가 다칠까 걱정이 앞섰지만 엄마의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나는 학교에서도 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엄마가 갑자기 축구를 하고 싶다 하셨다. 엄마가 나이도 있고 하셔서 안 다치는 운동을 찾으시라고 말렸는데, 계속 격렬한 운동을 하고 싶다고 하셔서 같이 공을 차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차오름FC에 합류한 전종숙, 이우주 모녀는 풋살 덕분에 더욱 자주 교류하게 됐다. 현재 출장이 잦은 업무 특성상 엄마와 떨어져 산다는 이우주 선수는 "그래도 엄마랑 일주일에 두 번씩은 같이 시간을 보낸다는 게 제일 보람있다. 본가에 살지 않아서 같이 시간을 못 보냈는데 최근에 축구를 하면서 저녁도 같이 먹고, 계속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다"며 풋살이 가져다 준 행복에 대해 이야기했다.


전종숙 선수 역시 "건강도 좋아졌다. 2년 전부터 대사증후군이 있다고 그랬는데 뱃살이 많이 빠졌다. 축구하는 10개월 동안 4kg 정도 몸이 가벼워졌다"며 건강과 추억을 모두 챙겼다고 기뻐했다.


전종숙 선수의 '축구 찬양'은 계속됐다. "경기할 때는 존댓말을 쓰면 불편하니 서로 반말을 쓴다. 20대 친구들도 나한테 '종숙아'라고 부른다. 누가 이렇게 내 이름을 불러줄까. 축구를 할 때만 가능한 일이라 이름을 듣는 게 너무 행복하다. 젊은 애들과 같이 이름을 부르며 뛰니까 그 자체로 행복하고 젊어지는 기분도 든다"며 실제로 건강해진 것과 별개로 축구를 하면 젊음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축구를 함께 하는 게 전종숙, 이우주 모녀의 큰 소망이다. 이우주 선수는 "엄마와 같이 안 다치고 일주일에 두 번씩 땀 흘리면서 운동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고, 전종숙 선수는 "나이 먹어서도 꾸준히 할 수 있으면 끝까지 하고 싶다. 대회에서 이긴다는 것보다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며 막내딸과 함께 계속 축구하는 미래를 그렸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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