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내연車 공존…바이오연료 역할론 재조명
"전기차 둔화…에탄올,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기존 내연기관차 친환경 운행방안 마련 시급
완성차 업계가 전동화 전환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환경친화적인 연료를 둘러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송부문 탄소중립을 위해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전동화 전환을 핵심축으로 삼았는데, 전기차 수요 둔화 움직임이 오랜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원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쉽지 않아진 만큼 그간 미국·브라질을 중심으로 확산한 바이오에탄올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스테판 뮐러 시카고 일리노이대 에너지자원센터 교수는 지난 3일 한국 취재진과 만나 "수년 전부터 전기차에 거는 기대가 컸으나 (전기차를 택하는) 비중은 둔화추세로 완성차 제작사도 한 발 떨어져 관망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에탄올을 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게 가장 전략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에탄올은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 식물을 가공해 만든다. 에탄올을 휘발유와 일정 기준에 따라 혼합해 쓸 수 있다. 기존 휘발유를 쓰는 차량에 쓸 수 있는 데다 차량 성능·내구성에 끼치는 영향도 적어 당장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미국에서는 휘발유에 에탄올 10%를 혼합한 E10을 도입해 의무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탄소배출 저감 차원에서 연료혼합의무화제도(RFS)를 시행하고 있는데 에탄올 대신 바이오디젤만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전기차 보급은 순항했다. 테슬라 본고장으로 기존 완성차 업체도 잇따라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잇따라 새 전기차를 시장에 내놨다. 신차 수급이 정상화하고 경기침체 조짐이 불거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 등 현지 제작사는 전동화 전환과 관련한 설비투자를 줄이고 신차 개발도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미국 조지아에 신규 공장을 짓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당초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혼류생산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정했다.
하이브리드는 모터·배터리를 보조 동력수단으로 해 에너지 효율이 높다. 다만 내연기관 엔진을 기본으로 하는 만큼 운행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완전히 없앨 수 없다. 다만 충전 걱정에서 자유롭고 기술 수준이나 시장 규모가 일정 기준 이상으로 올라와 있어 전기차에 견줘 싸다. 한창 전동화 전환 드라이브를 걸 때만 해도 ‘과도기’ 취급을 받았으나 최근 들어선 쓰임새가 오래 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쓸 연료를 휘발유 대신 에탄올 혼합연료로 대체할 수 있다. 아울러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도 쓸 수 있는 게 에탄올의 장점이다. 차량 내구성이 향상돼 10년 넘게 차를 모는 것도 흔해진 만큼, 현재 운행 중인 차량에 쓸 연료를 환경친화적으로 바꾸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근 수년간 전기차 보급이 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국내 등록된 전체 자동차 가운데 점유율은 2.5% 수준에 불과하다.
에탄올 혼합을 의무화한 미국에선 원료인 옥수수 생산성이 높아져 탄소 감축 효과가 과거에 견줘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아르곤국립연구소의 마이클 왕 시스템평가센터장 연구 결과를 보면, 일반적인 휘발유의 탄소집약도(Carbon Intensity, CI)는 MJ당 93gCO2e 정도다.
반면 바이오에탄올은 2005년 MJ당 58gCO2e에서 2019년 45gCO2e으로 감소했다. 탄소집약도는 사용한 에너지를 같다고 가정하고 탄소 발생량을 따져본 것으로 이 수치가 높다는 건 탄소를 많이 배출한다는 뜻이다. 다만 이는 미국 내 농경·발전 여건 등을 반영한 수치로 한국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고 연구원 측은 덧붙였다.
이의성 국립아르곤연구소 박사는 "과거에 비해 옥수수 생산성이 높아졌고 같은 양의 옥수수에서 얻는 에탄올양도 늘었다"며 "이미 40% 감축량을 확보했으며 에탄올 확보과정에서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면 배출량을 더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카고·레몬트=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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