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방엔 딸 속옷 가방도"…성인 딸 스토킹 살해한 美50대

김은빈 2024. 9. 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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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마르베야 마르티네스. 사진 솔트레이크 카운티 보안관실

미국에서 한 50대 남성이 성인이 된 딸을 스토킹하다 결국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유타주 투엘 주민인 헥터 라몬 마르티네스-아얄라(54)가 살인과 스토킹 등 혐의로 기소됐다.

마르티네스는 지난 7월 31일 자택에서 친딸인 마르베야 마르티네스(25)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국외로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기소장에 따르면 마르티네스는 범행 전 수개월 동안 딸을 스토킹했다. 지난 7월 중순엔 마르베야가 잠시 외국에 나간 사이 마르티네스는 딸의 차에 추적 장치를 달았고, 이를 이용해 딸이 연인과 함께 있는 것을 찾아내기도 했다.

아버지와 함께 살던 마르베야는 아버지의 강박적인 문자메시지와 감시, 스토킹이 심해지자 며칠간 집을 나와 호텔에서 머물렀다. 이후 집에 돌아온 마르베야는 결국 아버지에게 살해당했다. 마르베야의 시신은 그의 침실 침대 위에서 발견됐으며, 그의 얼굴과 목에는 손톱자국 등이 발견됐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점점 더 집착하고 통제하려고 했다"며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는 아버지라기보다는 질투심 많은 연인의 성격이 더 강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방에서는 딸의 속옷이 든 가방도 발견됐다.

지난달 1일 마르베야의 시신이 집에서 발견된 뒤 마르티네스에 대한 수사 당국의 추적이 시작됐으나, 그는 이미 쌍둥이 동생의 신분증을 이용해 국경을 넘어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르티네스는 사건 발생 후 동생에게 "내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 용서받을 수 없는 죄다. 지금은 너무 무서워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숨진 마르베야는 올해 1월부터 솔트레이크 카운티 보안관실에서 교정 담당 보안관으로 일해왔다. 보안관실은 "깊이 애도한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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