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주춤, 트럼프 추격…원점 회귀하는 경합주 레이스
해리스, 딕 체니 전 부통령 지지 확보
미국 대선을 결정할 경합주 7곳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우위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여론조사 평균에서 여전히 근소하게 앞서는 주가 많지만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격차를 좁혀가는 추세라는 분석이다.
미국 선거 분석업체 실버불레틴은 7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DNC)가 시작된 시점과 비교했을 때 해리스는 경합주 7개 주 중 6개 주에서 지지를 잃었다”며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에서는 트럼프 지지율이 약 1% 포인트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경합주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북동부 공업지역) 3개 주, 조지아 네바다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선벨트(남부지역) 4개 주다. 실버불레틴의 여론조사 평균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는 선거인단 19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에 0.6%포인트(6일 기준) 앞섰다. 민주당 전당대회 시작 시점인 지난달 19일에는 1.6%포인트 앞서고 있었던 것에 비교하면 격차가 1%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아예 역전을 당한 곳도 있다. 해리스는 선거인단 16명이 걸린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지난달 0.6%포인트 앞섰지만, 6일 분석에서는 트럼프가 1.0%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분석됐다. 선거인단 11명이 걸린 애리조나에서도 해리스가 0.9%포인트 앞서던 조사가 트럼프가 1.9%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뒤집혔다.
경합주 중 해리스가 격차를 벌린 지역은 조지아가 유일하다. 지난달에는 트럼프가 1.6%포인트를 앞섰으나 이번 분석에서는 해리스가 0.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의 ‘허니문’ 기간이 끝났다는 보도도 나왔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날 “해리스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난 이래 최악의 일주일을 보냈다”며 “해리스 대선 캠페인의 허니문 기간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하마스가 미국인을 포함한 이스라엘 인질 6명을 살해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실패라는 공화당의 비판이 거세졌다. 여기에다 트럼프의 알링턴 국립묘지 추모가 정치적 논란과는 별개로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사태를 다시 부각하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칼 카발리 노스조지아대학 교수는 “지난 일주일 동안 해리스의 기세는 멈췄고 적어도 어느 정도는 역전된 것으로 보인다”며 “해리스와 러닝메이트 팀 월즈(미네소타 주지사)은 더 이상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위크가 인용한 여론조사기관 액티보트의 조사에서도 해리스는 지난달 말 5%포인트 차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앞서나갔지만, 지난 2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격차가 2%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트럼프는 지난 6일 사법리스크 부담까지 덜었다. 트럼프의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을 맡았던 재판부는 오는 18일로 예정됐던 형량 선고 공판을 대선 이후인 11월 26일로 연기했다.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는 공판 연기에 대해 “정의의 이익을 증진하는 최선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연방대법원이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 행위에 대한 형사상 면책 특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직전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를 통해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13만달러(약 1억7000만원)를 지급한 뒤 해당 비용과 회계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5월 배심원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받은 상태지만 선고공판이 미뤄지면서 대선 가도에 큰 걸림돌이 하나 사라지게 됐다.
해리스와 트럼프는 주말 경합 주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트럼프는 위스콘신에서 열린 유세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실업률을 지적하면서 “우리가 얻은 모든 일자리는 미국 시민이 아니라 불법 이민자들에 의해 대체됐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의 동맹들은 소위 적국보다 우리를 더 부당하게 대우했다”며 “우리는 관세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맹 여부와 관계없이 강력한 관세를 도입하겠다는 취지다.
해리스는 공화당원인 딕 체니 전 부통령과 딸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의 공개 지지를 받았다. 해리스는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 유세에서 “두 사람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며 “두 분 모두 존경받는 지도자로서 정당보다 국가를 우선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새 TV 광고를 통해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낙태권과 관련, 트럼프를 향해 공세도 퍼부었다. 7개 경합주에서 방영되는 새 TV광고는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앤 웨이드’ 판결이 2022년 연방대법원에서 폐지된 것에 트럼프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임명한 보수적 대법관들이 낙태권리를 폐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내용이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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