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패럴림픽 수영 3관왕 조기성의 마지막 스트로크

김효경 2024. 9. 7.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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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4위를 두 번 차지한 조기성.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는다.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리우 패럴림픽 3관왕의 영웅 조기성(29)이 마지막 패럴림픽을 아쉽게 마무리했다.

조기성은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수영 남자 배영 50m(스포츠등급 S4) 예선에서 54초75의 기록으로 14명 중 14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선 2개 조 각 7명씩의 선수가 배정돼 예선을 펼친 뒤 상위 8명이 결선에 올랐다.

2조 7번 레인에 배정된 조기성은 출발 신호와 함께 힘차게 물살을 탔다. 그러나 초반부터 경쟁자들과의 거리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25m 지점에서부터 이미 선두 그룹과는 3m 이상 벌어졌다. 결국 조기성은 7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배영은 조기성의 주종목이 아니라 메달권으로 분류되진 않았다.

파리 패럴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는 조기성.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조기성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서 수영 3관왕(자유형 50m·100m·200m)에 간판 선수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두 종목에서 연이어 4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평영에서 불과 0.21초 차이로 동메달을 놓쳤고, 2일 개인혼영에서도 0.16초 차로 4위에 머물렀다.

조기성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할 뜻을 밝혔다. 마지막 패럴림픽 레이스를 펼친 조기성은 씁쓸한 미소를 지은 채 경기장을 떠났다. 그는 "오늘 경기장에 오기 전부터 '마지막 무대를 후회없이 즐기자'는 생각을 했는데, 솔직히 4등 두 번하고, 지금 기록이 이렇게 나왔다.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지금 현재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고, 지난 부분에 미련을 두고 자책하면 거기서 못 빠져나올 것 같다. 오늘은 오늘로서 딱 끝내고, 나의 파리 패럴림픽도 끝났으니 빨리 잊고 떨쳐 나오겠다"고 말했다.

조기성은 경기 내내 좀처럼 스피드를 내지 못했다. 그는 "아마도 앞서 평영과 개인혼영에서 받은 데미지가 좀 남아있었던 것 같다. 체력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정신적인 데미지가 좀 크게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래도 이런 결과에 대해 아쉬워하거나 자책하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파리 패럴림픽에서 마지막 역영을 한 조기성.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중반 이후 속도를 내지 못한 조기성은 "맞는 말이다. 처음 스타트했을 때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면서 앞으로 안 나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뒤로 가면서 좀 힘을 빼고 레이스를 펼쳤다"며 "이게 사실 다시 오지 못할 기회 아닌가. 이렇게 큰 메가 이벤트에서 많은 장면을 눈에 담아가려고 했다. 그래서 좀 최대한 오래 수영장에 머무르고 싶었다"고 마지막 순간 '행복수영'을 펼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환호성이 좋지 않나. 내가 패럴림픽에 세 번 나갔지만, 도쿄대회 때는 코로나19 때문에 관중이 없었다. 리우대회 때보다 이번에 더 큰 함성을 받았다. 덕분에 좋은 기억을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2016 리우 패럴림픽에서 한국 장애인 수영 최초로 3관왕에 오른 조기성. 중앙포토

조기성은 "언젠가 수영에 다시 돌아올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2028 LA 대회는 계획이 없다. 지금은 좀 다른 일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장애인 스포츠 심리상담사로 새로운 출발을 계획하고 있다. 내 경험을 다른 후배에게 전달해주며 돕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며 새로운 출발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파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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