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견 안 내면 증원 재논의 불가하다" 의협 "근거가 뭐냐"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에 관한 의견을 내지 않으면 증원 재논의는 있을 수 없다고 밝히자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맞섰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이날 오후 "2025년 의대 정원의 원점 재논의가 불가한 이유와 근거는 무엇인가"라고 정부에 되물었다.
이날 국무조정실이 2026년 의대 증원 유예 결정은 사실이 아니라며 "의료계가 계속해서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재논의는 불가하다"밝혔다. 또 국무조정실은 의견 제시를 조건으로 걸며 정부·여당이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가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짧은 한 문장으로 국무조정실 발언의 배경을 묻기만 했을 뿐, 더 이상의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의사 사회 곳곳에서는 여야의정 협의 전에 대통령이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경기도의사회는 이날 "의료계와 대화에 최소한의 진정성이 있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막말·실언을 일삼은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 박민수 차관, 장상윤 사회수석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의사회는 또 "여야의정 협의체 제안은 이번 사태의 원인인 2025년도 의대 증원 강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본질을 왜곡한 꼼수 주장"이라며 "증원을 먼저 중단하는 것이 상식적인 절차이지, 이제 와서 의료계를 향해 과학적 근거를 가져오라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적반하장의 태도"라고 규탄했다.
서울시의사회도 "의료계가 협의체에 참여하려면 여야 먼저 합의하고, 정부에도 책임 있는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엇보다 2025년 입학 정원 재검토가 없는 협의체는 무의미하다"며 "'의대정원 통보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는 2020년 9·4 의정 합의 위반에 대해 복지부가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개인 의사들도 대통령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단국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에까지 나와 온갖 헛소리를 하던 장 수석을 경질시키지 않는 것은 대통령에 마음은 변화가 없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입장부터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에도 그는 2020년 의정 합의문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 행위는 신뢰를 완전히 박살 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장환 전 충북대병원·의대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을 향해 "솔직한 어투로 사과해달라"고 촉구하며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도 해결책을 만들어 낸 돌파구는 김대중 대통령의 사과였다"고 남겼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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