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분 혈투' 롯데-SSG, 총력전 끝 연장 12회 무승부...명품 투수전 빛났다 [사직:스코어]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토요일 밤 '유통 라이벌' 더비는 4시간이 넘는 혈투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가 총력전을 펼친 가운데 연장 12회 무승부를 기록했다.
롯데와 SSG는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팀 간 14차전에서 연장 12회 1-1 무승부로 비겼다.
롯데는 이날 선발투수 박세웅이 7⅓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쳤지만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다만 최고구속 148km를 찍은 직구를 비롯해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지면서 SSG 타선을 압도했다.
SSG도 선발투수 드류 앤더슨이 6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박세웅과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위력적인 구위로 공격적인 피칭을 펼친 게 주효했다.
▲게임 초반은 명품투수전, 포스트시즌 방불케 한 박세웅 vs 앤더슨
SSG는 이날 추신수(지명타자)-정준재(2루수)-최정(3루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한유섬(우익수)-박성한(유격수)-고명준(1루수)-이지영(포수)-하재훈(중견수)로 이어지는 타선을 꾸렸다. 드류 앤더슨이 선발투수로 출격했다.
롯데는 황성빈(좌익수)-고승민(2루수)-손호영(3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나승엽(1루수)-윤동희(중견수)-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앤더슨과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게임 초반은 투수전이었다. 박세웅은 1회초 선두타자 추신수를 1루 땅볼, 정준재를 투수 앞 땅볼, 최정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삼자범퇴와 함께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박세웅은 2회초 선두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우전 안타로 1루에 내보내기는 했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에레디아가 한유섬의 타석 때 박세웅의 폭투를 틈타 2루 진루를 노렸지만 롯데 포수 손성빈의 강하고 정확한 송구에 잡히면서 누상에 주자가 사라졌다.
박세웅은 동료의 도움 속에 고비를 넘긴 뒤 공격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SSG 좌타 거포 한유섬과 주전 유격수 박성한을 연이어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끝냈다.
기세가 오른 박세웅은 3회초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선두타자 고명준을 1루수 뜬공, 이지영을 2루 땅볼, 하재훈을 유격수 땅볼로 솎아내고 또 한 번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앤더슨도 경기 초반 좋은 컨디션을 뽐냈다. 1회말 1사 후 고승민에게 우전 안타, 2사 후 빅터 레이예스에게 볼넷을 내주기는 했지만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2사 1·3루에서 전준우를 유격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앤더슨은 2회말 선두타자 나승엽을 삼진, 윤동희를 3루 땅볼, 박승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3회말에는 1사 후 황성빈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SSG 야수들의 집중력 덕분에 위기를 넘겼다. 황성빈이 3루 추가 진루를 시도했지만 2루수 정준재가 정확한 3루 송구로 황성빈을 잡아냈다.
앤더슨은 3회말을 실점 없이 넘긴 뒤 4회말에도 롯데 타선을 봉쇄했다. 2사 후 나승엽이 볼넷으로 출루하기는 했지만 윤동희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위기에서 무너지지 않은 박세웅, SSG 득점 저지...팽팽한 '0'의 균형 지속
박세웅도 흔들림이 없었다. 4회초 선두타자 추신수의 2루타, 정준재의 희생 번트 때 포수 손성빈의 송구 실책으로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강심장 기질을 발휘했다.
박세웅은 일단 SSG 간판타자 최정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다. 3루 주자 추신수가 홈으로 스타트를 끊었지만 롯데 3루수 손호영이 재빠른 홈송구로 추신수를 런다운 상황에 몰아넣었다. 롯데는 추신수를 잡으면서 귀중한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챙겼다.
박세웅은 계속된 1사 1·2루에서도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에레디아를 2루 땅볼, 한유섬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박세웅은 5회초에도 2사 후 이지영의 안타 출루 후 하재훈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깔끔하게 이닝을 끝냈다. 6회초 선두타자 추신수에게 볼넷, 2사 후 에레디아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해 또 한 번 위기를 맞았지만 한유섬을 2루수 뜬공으로 잡고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완성했다.
박세웅은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박성한을 1루수 파울 플라이, 대타 박지환을 유격수 땅볼, 이지영을 2루 땅볼로 잡고 이날 경기 세 번째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 피칭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앤더슨도 박세웅에게 밀리지 않았다. 5회말 2사 1루에서 고승민을 2루 땅볼로 처리한 뒤 6회말 손호영을 우익수 뜬공, 레이예스를 유격수 뜬공, 전준우를 삼진으로 잡고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7회말 깨진 '0'의 균형, 롯데 벤치 승부수→박승욱 적시타
팽팽하던 '0'의 균형은 7회말 롯데 공격에서 깨졌다. 롯데는 선두타자 나승엽이 중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공격의 물꼬를 터줬다. 롯데 벤치는 곧바로 대주자 장두성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롯데는 무사 1루에서 윤동희가 희생 번트 실패 후 삼진으로 물러나며 흐름이 한 차례 끊겼다. 하지만 1사 1루에서 박승욱의 타석 때 장두성이 2루 도루를 성공시켜 득점권 기회를 잡았다.
롯데는 이 찬스를 살려냈다. 박승욱이 SSG 우완 서진용을 상대로 깨끗한 중전 안타를 쳐냈다. 2루 주자 장두성이 3루를 거쳐 홈 플레이트를 밟으면서 롯데가 1-0으로 먼저 앞서갔다.
롯데는 대타 이정훈의 타석 때 서진용의 폭투로 박승욱이 2루까지 진루, 추가 득점 기회를 얻었다. 다만 이정훈이 삼진, 신윤후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달아나지는 못했다.
▲쉽게 물러서지 않은 SSG, 9회초 승부는 원점으로
롯데는 박세웅이 8회초 선두타자 하재훈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셋업맨 구승민이 마운드에 올라 추신수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구승민은 정준재, 최정에게 연속 볼넷, 에레디아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줘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한유섬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SSG는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선두타자 박성한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오태곤의 중전 안타 출루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이어 이지영의 중전 안타로 1사 1·3루 찬스를 잡고 롯데 마무리 김원중을 압박했다.
SSG는 하재훈이 김원중과의 승부에서 침착함을 발휘했다. 볼넷을 골라내면서 1사 만루 찬스가 상위 타선에 연결됐다. 추신수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가 나오면서 1-1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SSG는 계속된 2사 1·3루에서 역전을 노렸지만 리드를 잡지는 못했다. 정준재의 잘 맞은 타구가 롯데 좌익수 장두성에게 잡히면서 동점 상황에서 9회말 수비에 돌입했다.
▲최후의 승자는 없었다...연장 12회 무승부로 마침표
SSG는 11회초 2사 3루, 12회초 2사 1·2루 찬스를 잡았지만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다. 특히 12회초에는 한유섬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잡혀 아쉬움을 삼켰다.
롯데도 연장에서 득점이 없었다. 연장 12회말 마지막 공격도 삼자범퇴로 끝나면서 무승부에 만족한 채 하루를 마감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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