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어린 불륜女 사진공개 폭주…'눈물의 인터뷰'한 伊 문화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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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관계인 여성을 자신의 고문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젠나로 산줄리아노(62)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이 결국 사임했다.

6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산줄리아노 장관은 이날 조르자 멜로니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낸 끝에 문화부 장관직에서 사임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결정은 돌이킬 수 없다"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즉각 사표를 수리했다. 후임 장관으로 로마의 현대 국립 미술관인 막시(MAXXI)의 알레산드로 줄리 관장을 임명했다.

산줄리아노 관장은 인플루언서이자 패션 사업가인 마리아 로사리아 보차(41)와의 불륜을 인정한 지 하루 만에 사임을 결정했다.

그는 전날 공영 방송 라이(Rai)의 TG1 채널과 인터뷰에서 불륜을 시인하며 "가장 먼저 사과해야 할 사람은 특별한 사람인 내 아내"라고 말했다. 이어 "나를 믿어준 조르자 멜로니 총리에게 그와 정부를 당혹하게 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산줄리아노 장관은 지난 5월 나폴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보차를 만난 것을 계기로 친분을 쌓은 뒤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고. 다만 불륜 외에 다른 의혹은 부인했다.

산줄리아노 장관은 보차를 자신의 고문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이해 상충이 될 수 있어 임명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또한 보차의 행사 참석과 관련한 모든 여행·숙박 비용도 개인적으로 지불했다고 주장하며 영수증 명세서를 증거로 내놨다.

이번 스캔들은 보차가 지난달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산줄리아노 장관과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을 올리며 "주요 행사 고문으로 임명해줘서 감사하다"고 글을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문화부가 고문 임명 사실을 부인하자 보차는 각종 정부 행사에서 산줄리아노 장관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잇따라 올리기 시작했다.

특히 이 중에는 기밀문서로 보이는 서류도 게시해 논란이 일었다. 산줄리아노 장관은 보차가 오는 19일부터 사흘간 폼페이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문화장관 회의와 관련한 운영 회의에 참석한 적이 없으며 기밀문서에 접근할 수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산줄리아노 장관으로선 전날 수모를 견디며 '눈물의 TV 인터뷰'를 했음에도 논란이 계속되고 야당의 사퇴 압박도 이어지자 결국 장관직을 내려놓은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