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 전 데울 때, 후라이팬 말고 이 걸 쓰세요…건강한 추석 비법 [건강한 가족]
건강하게 추석 나기
‘건기식 마크’ 식약처 안전성 평가
전 데울 땐 전자레인지가 열량 줄여
글리코겐, 체지방 되기 전 운동해야
추석 연휴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명절에는 가족과의 만남, 모처럼의 긴 휴식에 너도나도 들뜨기 마련이다. 그만큼 방심과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 위험도 커진다. 평소와 다른 생활 패턴, 식단 등으로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도 쉽다. 안전하고 건강한 추석 연휴를 보내기 위해 명절 전·중·후 유념할 점들을 짚어봤다.
명절 전 벌초할 때는 밝은색 긴 옷 입기
추석을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벌초 작업이 한창이다. 이 과정에서 예초기와 벌 쏘임 사고가 잇따라 주의가 요구된다. 예초기 사용 중에는 칼날이 돌아가면서 신체가 베이거나 잡초 속 흙과 돌조각이 튀어 다치는 사고가 빈번하다. 예초기에 보호 덮개를 부착하고 보안경, 안전화 등의 장비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벌이 나타났을 때 도구나 팔을 휘두르는 일은 금물이다. 자칫하면 벌을 자극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대신 머리를 가린 채 신속하게 그 자리에서 벗어난다. 벌은 어두운 색에 공격성을 보이니 밝은색에 덥더라도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긴소매의 옷을 입는 게 좋다. 주스나 과일 등 단 음식은 벌을 끌어들일 수 있어 작업 시 가져가지 않도록 한다. 이미 벌에 쏘였다면 신용카드로 피부를 살살 긁어 벌침을 제거하고 깨끗한 물로 씻은 후 얼음찜질을 한다.
이 시기 가족에게 줄 명절 선물을 사는 사람도 많다. 추석 단골 선물 중 하나는 건강기능식품. 건강기능식품을 살 때 가장 먼저 확인할 부분은 포장 겉면의 ‘건강기능식품’ 문구 또는 인정마크(사진)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체 기능성, 안전성 평가를 통과했다는 의미다. 만약 문구와 인정마크가 없다면 일반적으로 건강에 좋다고 인식되는 건강식품으로 분류돼 건강기능식품과는 구별해야 한다. 수입 제품의 경우 정식 통관 검사를 거쳤다면 수입(제조) 업체명, 원재료명 등을 한글로 표기해두니 구매 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명절 중 식사 순서 조절해 과식 예방
명절은 흔히 ‘다이어트 최대 고비’라 불린다. 먹거리가 풍성한 데다 송편, 전, 잡채 같은 고열량 음식들이 주로 밥상에 오르기 때문이다. 마음 놓고 먹다가는 체중계 눈금이 순식간에 올라갈 수 있다. 갑자기 많은 양의 음식을 먹어 소화불량이나 위산 과다 분비로 역류성 식도염을 겪기도 한다.
이를 예방하려면 열량을 낮추는 조리법을 실천해 보자. 전을 만들 때는 두부·버섯·채소 등을 주재료로 활용하고 부침 반죽이나 튀김 옷은 최대한 얇게 한다. 전과 부침의 기름은 조리 후 키친타월을 이용해 제거해 준다. 식은 전을 다시 데울 때 기름을 두른 팬보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는 것도 열량을 줄이는 방법이다. 또 육류는 튀기거나 볶는 대신 굽거나 삶아 조리하고 양념으로 설탕이 아닌 단맛이 나는 배·키위·파인애플 등의 과일을 사용한다.
음식을 먹을 때도 요령이 필요하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손병관 교수는 “음식을 섭취할 때 평소 먹는 양만큼 개인 접시에 덜어 먹거나 포만감이 높은 채소부터 먹으면 과식을 예방할 수 있다”며 “식후에는 바로 눕지 말고 30분 정도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산책을 하며 충분히 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추석 연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 못지않게 중요한 게 입에서 나오는 말이다. 명절 스트레스의 상당 부분이 가족 간 대화에서 기인해서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라며 지나치게 간섭하는 말은 피하고 직설적인 표현 역시 삼간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는 “특히 취업이나 결혼, 출산 문제처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주제는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명절 후 급하게 찐 살 빼는 골든타임은 2주
명절이 끝나도 연휴 누적된 피로와 불규칙한 생활 패턴으로 후유증을 앓는 사람이 많다. 명절 후유증을 극복하려면 생체리듬을 본래대로 되돌려놓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잠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지키고 하루 6~7시간 수면을 유지한다. 피로감으로 낮잠을 자야 한다면 3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낮 산책으로 햇빛을 쐬면 밤에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다량 분비돼 쉽게 잠들고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수시로 스트레칭을 하며 뭉친 근육을 이완해 주는 것도 후유증 회복에 도움된다.
연휴의 흔적은 또 있다. 늘어난 몸무게다. 보통 단기간에 찐 살은 지방이 아닌 다당류인 글리코겐이 일시적으로 축적됐을 가능성이 크다. 글리코겐은 지방보다 쉽게 빠져 동일한 1㎏이라도 지방 대비 7분의 1 정도의 열량만 소비해도 뺄 수 있다. 단, 감량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글리코겐은 몸에 쌓인 지 2주가 지나면 체지방으로 바뀌어 빼기가 더 힘들어진다. 늦지 않게 운동과 식단 조절로 없애는 게 좋다.
더불어 명절 이후 밤마다 손이 저리고 아프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음식 준비에 상차림, 청소 등으로 손목이 혹사당해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일 때는 엄지부터 약지까지 통증과 저림 증상이 나타나고 밤이면 증상이 더 악화할 수 있다. 강릉아산병원 정형외과 최신우 교수는 “초기 치료를 놓치면 손의 운동 기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엄지두덩근 약화로 젓가락질, 필기 등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미세한 작업이 필요한 동작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이동 중에도 건강 챙겨요
「
한 시간마다 10분씩 스트레칭
연휴에는 극심한 교통 체증에 장거리 운전으로 목과 허리, 어깨 통증이 유발된다. 특히 장시간 운전하며 안전벨트를 오랫동안 메면 쇄골 부근의 압박이 이어져 손과 팔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한 시간에 한 번씩은 휴게소에 들러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며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게 좋다. 운전할 때는 등받이를 100~110도로 유지한 채 엉덩이를 좌석 깊숙이 넣고 등은 등받이에 붙여 앉으면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을 최소화해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
30분에 한 번씩 차 환기하기
요즘같이 더운 날에는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켠 채 운전을 하기 쉽다. 오랜 시간 창문을 닫고 운전하면 차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서 피로를 유발해 졸음 운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적어도 30분에 한 번씩은 창문을 활짝 열어 차 안을 환기하고 맑은 공기를 쐬는 게 바람직하다.
멀미약은 1시간 전 복용
승용차는 물론 기차와 고속버스를 탈 때 멀미로 고통받는 사람도 있다. 멀미를 줄이려면 대중교통 탑승 시 복도보다 전방이 잘 보이는 창문 주변에 앉는 게 좋다. 먹는 멀미약의 경우 승차 30분~1시간 전에 복용하고 붙이는 멀미약이라면 4시간 전에 붙여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단, 멀미약의 주요 성분인 스코폴라민은 부교감신경을 억제해 멀미를 방지하는데 붙이는 형태에 더 많이 포함돼 있다. 만 16세 미만은 사용해서는 안 된다
도움말=박재민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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