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에도 새벽 배달 뛴 50대…‘만취’ 포르쉐에 참변

지난 5일 오전 1시38분쯤 경남 거제시 고현동 중곡육교 인근 도로에서 50대 배달기사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당시 현장 모습. 독자 제공

암 투병 중에도 새벽까지 일을 하고 퇴근하던 50대 배달기사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7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1시38분쯤 경남 거제시 고현동 한 편도 1차로에서 만취한 20대 A씨가 몰던 포르쉐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하다 마주오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50대 B씨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당시 B씨는 배달 일을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하던 중 변을 당했다. 수년전 직장을 잃고 배달업에 뛰어든 B씨는 말기 암 투병 중에도 일을 멈추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자녀를 둔 가장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생계를 책임져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현장에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면허 정지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A씨는 전날 구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사고 당시 A씨는 “영장을 갖고 오라”며 경찰과 실랑이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는 “운전한 건 기억나지만 사고가 어떻게 났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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