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슈터' 이소희가 춤추면 BNK도 살아난다

양형석 2024. 9. 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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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박신자컵] 6일 히타치전 3점슛 2방 포함 19득점 활약, BNK 4강 진출

[양형석 기자]

첫 경기 패배 후 내리 3연승을 기록한 BNK가 박신자컵 준결승 티켓을 따냈다.

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BNK 썸은 6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4 우리은행 박신자컵 히타치 하이테크 쿠거스와의 A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82-55로 대승을 거뒀다. 대회 첫 경기에서 우리은행 우리WON에게 패한 후 내리 3연승을 거두며 조별리그 일정을 끝낸 BNK는 토요타 안텔롭스,우리은행과 나란히 3승 1패를 기록했지만 우리은행을 골득실률에서 앞서며 A조 2위로 4강에 진출했다.

BNK는 에이스 김소니아가 22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1블록슛으로 맹활약하며 BNK의 승리를 이끌었고 박성진과 심수현도 나란히 8득점을 기록했다. 포인트가드 안혜지는 단 19분만 소화하고도 5득점 6어시스트로 BNK의 승리에 기여했다. 그리고 BNK의 주전 슈터 이소희는 이날 71.4%(5/7)의 2점슛 성공률과 66.7%(2/3)의 3점슛 성공률로 19득점을 기록하며 BNK의 4강 진출을 견인했다.

점점 커지고 있는 슈터들의 신장
 이소희는 지난 시즌이 끝난 후 6번이었던 등번호를 36번으로 교체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여자농구를 즐겨본 팬이라면 '작은 탱크' 최경희를 기억할 것이다. 1984년 동방생명(현 삼성생명)에 입단한 최경희는 1992-1993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할 때까지 209경기에 출전해 3939득점을 기록하며 삼성생명을 6번이나 농구대잔치 우승으로 이끌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 시절 여자 농구 최고의 슈터로 군림했던 최경희의 신장이 166cm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현역 시절 '총알낭자'로 불리던 김영옥도 두 번의 정규리그 MVP와 두 번의 챔프전 MVP, 그리고 통산 4개의 우승 반지를 보유한 WKBL의 전설적인 선수다.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력도 일품이었지만 외곽슛에도 일가견이 있어 통산 5번이나 3점슛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현역 시절 주로 슈팅 가드로 활약했던 김영옥의 신장은 168cm로 2000년대를 기준으로 봐도 상당히 작은 편이었다.

최경희나 김영옥처럼 신장이 작은 슈터들도 있었지만 WKBL 출범 후 슈터들의 신장도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통산 3점슛 1위 기록(1014개)을 보유하고 있는 '변코비' 변연하(BNK 수석코치)는 1999년 삼성생명 입단 당시 180cm의 장신 슈터라는 사실이 크게 화제가 됐다. 비록 5번의 우승반지 중 4개는 커리어 초반에 쌓은 것이지만 현역 시절 3번이나 정규리그 MVP에 선정되는 등 리그 최고의 슈터로 군림했다.

지난 2012-2013 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하나외환에 입단한 강이슬(KB스타즈)도 180cm의 장신 슈터 유망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입단 초기에는 살짝 부침도 있었지만 강이슬은 2014-2015 시즌 첫 3점슛 1위를 차지한 후 2023-2024 시즌까지 무려 7번에 걸쳐 3점슛 부문 1위를 휩쓸었다. 만30세의 강이슬은 이미 WKBL 역사에서 3점슛 부문 1위를 가장 많이 차지한 선수가 됐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선수 키아나 스미스(삼성생명)는 2022년 WNBA의 지명을 받은 후 2022-2023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삼성생명에 지명됐다. 178cm의 좋은 신장을 가진 스미스는 포인트 가드와 슈팅 가드를 모두 소화할 수 있지만 삼성생명에는 조수아와 히라노 미츠키, 윤예빈 등이 있어 스미스는 주로 슈팅 가드로 출전할 확률이 높다.

조별리그 3점슛 성공률 53.8%의 이소희
 이소희의 활약이 커진다면 준결승에서 BNK의 승리 확률도 높아진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인성여고 출신의 이소희는 현재 해외 리그에 진출한 박지현(토코마나와 퀸즈)에 이어 2018-2019 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OK저축은행 읏샷에 지명됐다(1년 후 BNK가 인수). 이소희는 2년 차 시즌 개막전에서 어깨 부상을 당했지만 다친 어깨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활 기간 동안 왼손으로 슈팅 연습을 하면서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을 정도로 '악바리 근성'을 가진 선수로 유명하다.

2021-2022 시즌부터 BNK의 주전 슈팅가드로 활약한 이소희는 39.9%의 3점슛 성공률과 함께 14.4득점 4.1리바운드로 BNK의 첫 봄 농구 진출을 이끌었다. 이어진 2022-2023 시즌에는 37.6%의 성공률로 77개의 3점슛을 적중 시키면서 5시즌 연속 3점슛 1위 자리를 독식하던 강이슬을 제치고 새로운 '3점슛 여왕'에 등극했다. BNK 역시 이소희의 활약에 힘입어 창단 첫 챔프전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소희와 BNK의 질주는 지난 시즌 잠시 주춤했다. 이소희는 지난 시즌 장기인 3점슛 성공률이 27.4%로 뚝 떨어지면서 3점슛 부문 공동 3위를 기록했고 내심 우승까지 기대했던 BNK도 최하위로 추락했다. BNK는 시즌이 끝나고 FA시장에서 김소니아와 박혜진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지만 와곽에서 힘을 보태야 할 이소희가 살아나지 못하면 좋은 성적을 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BNK는 이번 박신자컵에서도 첫 경기에서 우리은행에 75-80으로 패했다. 하지만 이소희는 16득점 7리바운드로 좋은 활약을 선보였고 이후 토요타전에서 9득점 2리바운드, KB전에서 145리바운드 3스틸, 히타치전에서 19득점 3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하면서 BNK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특히 이소희는 조별리그 4경기에서 13개의 3점슛을 던져 7개를 적중시키면서 53.8%의 고감도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BNK는 7일 준결승에서 B조1위로 준결승에 오른 후지쯔 레드 웨이브와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후지쯔는 이번 대회 유일한 조별리그 무패팀으로 4경기 평균 득실마진 +24를 기록한 강력한 우승 후보다. 하지만 BNK는 이번 대회에서 일본 초청팀 토요타와 히타치를 꺾은 바 있다. 이번 대회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이소희의 활약이 준결승까지 이어진다면 BNK도 또 한 번 이변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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