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돌려도 끄떡없는 폴더블폰…IFA 점령한 이 나라 자신감
#폴더블 스마트폰을 세탁기에 넣고 작동시킨다. 물에 잠긴 폰은 세탁기가 돌아갈 때마다 내벽에 이리저리 부딪힌다. 15분가량 세탁을 끝낸 후 폰을 꺼내 접혀있던 폰을 펼쳐 보이자, 디스플레이 터치와 스와이프 등 주요 기능들이 세탁 전과 다름없이 작동했다.
중국 화웨이의 자회사 아너는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2024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자사의 신제품 ‘매직V3’를 글로벌 기자단에 공개하며 이같은 영상을 보여줬다. 조지 자오 아너 최고경영자(CEO)는 “폴더블폰 중 세계 최초로 2.5m 이내 방수등급 IPX8을 적용했다”라며 “15분 세탁기 실험에 성공할 만큼 강력한 폰”이라고 말했다. 영상이 끝나자 관객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이날 아너의 자신감 넘치는 발표는 최근 유럽에서의 상승세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서유럽 폴더블폰 시장에서 아너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처음으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출시한 매직V2의 인기에 힘입어 아너의 2분기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455% 급증했다.
이번 IFA2024에서 중국 기업 부스는 눈에 띄는 요지를 차지하고 있다. 메인 전시장 건물 외벽 광고를 비롯해 전시장 곳곳에서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139개 참가국 중 중국 기업의 숫자가 가장 많다고 알려진 이들은 IFA2024에서 신제품을 대거 내놓으며 유럽 시장을 공략 중이다. 특히, 아너는 한국 전자제품과 디자인·성능을 정면으로 비교하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 진행 중인 협업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너의 신제품 매직V3는 현재 출시된 전 세계 폴더블폰 중에서 두께가 가장 얇다. 자오 CEO는 “큰 디스플레이를 누릴 수 있는 폴더블 폰은 인공지능(AI) 시대의 완벽한 선택이다. 하지만 너무 두껍고 무거운 폴더블폰을 생각한 이들은 제 말에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삼성 갤럭시폴드5·6의 기기 사진과 부품 성능(스펙)을 화면에 띄웠다. 매직V3의 슬림한 디스플레이를 자랑하기 위해 삼성 갤럭시폴드 제품을 저격한 것이다. 그러면서 자오 CEO는 “우리의 기술과 혁신이 여러분의 생각을 바꿔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갤럭시폰뿐 아니라 애플 아이폰과의 비교도 서슴지 않았다. 자오 CEO는 “매직V3(226g)는 아이폰15프로맥스(221g)과 5g밖에 차이나지 않는다”라며 “아이폰 완충 배터리로는 최대 10.2시간 영상을 볼 수 있지만 우리 제품으로는 15.4시간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머리 위로 던졌다가 바닥에 떨어진 폰을 집은 이후, 기기가 문제없이 작동되는 점을 보여주며 하드웨어의 견고함을 자랑했다. 자동 지우기 등 사진편집과 10가지 언어 동시 통·번역 등 AI를 활용한 다양한 기능을 소개할 때는 지난 7월 삼성 갤럭시 언팩과 유사하다 싶을 만큼 AI 기능을 강조했다. 아너도 삼성 갤럭시와 마찬가지로 구글의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를 탑재했다.
아너는 이날 태블릿인 매직패드2와 노트북 매직북 아트 14도 공개했다. 자오 CEO는 매직북 아트14를 애플의 맥북 화면과 직접 비교하면서 디스플레이의 선명함을 강조했다. 또한 맥북 에어13.6의 베젤(테두리)이 얇은 대신 카메라가 디스플레이 공간까지 침범한 점을 짚으며 “매직북 아트14는 이렇게 카메라가 튀어나오지 않아 디스플레이 디자인이 깔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짜 마법을 소개하겠다”라며 PC 좌측 본체에서 네모 모양의 작은 카메라 모듈을 꺼냈다. 이 카메라 모듈은 자석처럼 디스플레이 위에 착착 PC의 내장카메라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순간 청중들은 다시 한번 환호했다.
중국 하이센스와 1,2위를 다투는 가전기업 TCL도 이날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새로운 스마트폰(50 NXT페이퍼) 출시와 함께 미국 빅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TCL은 거대언어모델(LLM)과 자동 음성 인식 등 MS의 애저 AI 기능을 활용해 자사 제품 성능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 TCL은 미니 LED TV 등 다양한 TV 제품 라인업도 공개했다. TCL 관계자는 “대형 스크린 TV에 가장 적합한 기술이 바로 미니LED”라며 “특히 TCL의 미니LED는 대형 TV를 사느라 큰 돈을 쓰지 않고도 효율적인 시청 경험을 누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TCL은 삼성의 프레임 TV와 유사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올인원 NXT프레임 TV’도 선보였다.
베를린=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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