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서 공룡 뛰놀 때, 달에선 화산 터져"…학계 발칵 뒤집혔다
공룡이 지구를 지배하던 1억 2000만 년 전 달에서는 화산 활동이 일어났을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달의 마지막 화산 활동은 30억 년 전이라는 기존 학설을 뒤집은 결과다.
중국과학원(CAS) 연구진이 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5호에 가져온 달 표면 샘플에서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물질이 확인됐다.
창어 5호는 지난 2020년 11월 달 뒷면 ‘폭풍의 바다’ 표면에서 암석과 토양 시료를 채취한 뒤 한 달 여 만에 지구로 귀환했다. 인간이 달에서 시료를 얻어온 건 1976년 옛 소련의 무인 탐사선 루나24호 이후 처음이었다.
연구진은 해당 시료에 포함된 20~400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의 유리구슬 3000개의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구슬이 운석이나 소행성 충돌로 인한 열로 만들어졌지만, 이 중 3개는 화산 활동으로 생성됐다고 연구진은 결론내렸다. 망간과 칼슘, 알루미늄 등 구성 성분이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것과 비슷한 비율이라는 이유에서다. 우라늄과 납을 이용한 연대 측정 결과 해당 유리구슬이 생성된 시기는 1억 2000만 년 전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인간이 연구해온 달의 타임라인(연대기)을 완전히 새로 정리해야 때문이다. 미국의 우주 전문 매체인 ‘애스트로노미매거진’은 “이전의 가설을 모두 뒤집으면서 달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는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수명이 46억 년으로 추정되는 달에서 불과 1억 2000만 년 전까지 화산 활동이 일어났다면 달이 존재해온 거의 모든 기간 화산 활동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동안 학계에선 달의 마지막 화산 활동 시기를 20억 년 전으로 봤다. 미 대학천문학연구협회 달·행성연구소(LPI)의 줄리 스토파 수석 연구원은 “완전히 예상치 못한 결과”라면서 “화산 활동 연대를 측정할 수 있는 최초의 물리적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연구에 영감을 줄 수 있다”며 “그 기원을 찾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리 애밀린 호주국립대학(ANU)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논평을 통해 “마치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연구에서 노력만큼의 보상을 받은 셈”이라며 “달이 여전히 마그마를 생성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는 지구와 달의 기원을 향한 인간의 발걸음에 큰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달의 지질학적 역사는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역동적이며 복잡하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리추리(李秋立) 중국과학원 지질·지구물리학연구소 교수는 “향후 달 물질 연구나 달 기지 건설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도성 특파원 lee.dos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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