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푸강 뛰어들고 싶다"…일본전 0-7 '충격패'에 난리 난 중국인들

한영혜 2024. 9. 7.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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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나미노 다쿠미(가운데)가 5일(현지시간) 도쿄 북쪽 사이타마의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 예선에서 중국의 주첸지에(아래)를 제치고 골을 넣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일본 대표팀에 참패하자 중국인들이 충격에 빠졌다고 AP 통신과 홍콩 성도일보 등 중화권 매체들이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전날 오후 일본 사이타마현의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일본과 1차전에서 0-7로 대패했다.

이날 경기는 중국이 일본에 역대 가장 큰 점수 차로 패한 경기이자 월드컵 예선 단일 경기에서 가장 많이 실점한 경기로 기록됐다. 또 중국은 일본과 최근 16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고 중국 사커뉴스는 전했다. 중국이 가장 최근 일본을 꺾은 것은 1998년 다이너스티컵 대회 때다.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 미나미노 다쿠미(AS 모나코) 등 유럽파를 대거 선발로 내보낸 일본은 경기 시작 12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리버풀에서 뛰는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가 코너킥 상황에서 타점 높은 헤딩슛으로 중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일본은 전반 추가시간 미토마가 헤딩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일본은 후반에도 쉬지 않고 공격을 몰아쳤다. 미나미노가 후반 7분과 후반 13분 연달아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일본은 후반 18분 교체로 투입된 윙어 이토 준야(스타드 랭스)까지 골 잔치에 합류했다. 이토는 투입 4분 만에 페널티지역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셀틱(스코틀랜드)에서 뛰는 공격수 마에다 다이젠이 후반 42분 헤딩으로 또 한 골을 넣었다. 또 구보는 후반 추가 시간 시원한 왼발 슈팅 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중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5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북부 사이타마의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4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차전에서 패한 뒤 관중들 앞에 서있다. EPA=연합뉴스


크로아티아 출신 브랑코 이반코비치 중국 대표팀 감독은 경기 결과에 대해 “굴욕적”이라며 “매우 힘겨운 저녁이었다”고 털어놨다.

성도일보에 따르면 1990년대 축구 대표팀 주장이었던 판즈이는 전날 저녁 중계를 하면서 “일본에 지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상대가 너무 쉽게 득점한다”며 “(중국 상하이) 황푸강에 뛰어들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열렬한 축구 팬으로 알려져 있고 2015년 세계 무대에서 처참한 성적과 자국 내 리그의 만연한 부패로 인해 손상된 자국 국가대표팀을 되살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번 결과를 기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꼬집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저널리스트이자 축구 평론가 장펑은 “축구는 기술과 신체·전술적 훈련이 필요하다”며 “이는 정치를 통해 달성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명 작가 탕잉훙은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중국이 미국과 같은 금메달 40개를 딴 점을 거론하면서 “축구는 중국에 잘 맞지 않는다”면서 “축구가 스스로 발전하도록 내버려 두는 게 낫다”는 평했다.

일본 구보 다케후사와 중국 리 위안이가 5일(현지시간) 도쿄 북쪽 사이타마의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일본과 중국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 예선전에서 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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