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기시다, 용산서 100분간 정상회담…"협력 모멘텀 계속" "다음 총리 누가되든 불변"
양국 및 한미일 협력 방안, 러북 대응 등 심도 있는 논의
재외국민보호각서·사전입국심사·우키시마호 승선 명단 전달 등 성과물도
윤석열 대통령은 6일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약 100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그간 함께 이루어 낸 한일 협력의 성과를 돌아보고 양국 간 실질 협력 증진 방안, 한반도 정세, 한미일 협력,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역내 및 글로벌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과 이달 말 퇴임을 앞둔 기시다 총리의 양자회담은 지난해 양국 셔틀 외교 재개 이후 이번이 12번째이며, 올해 들어서만 3번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에서 "우리 두 사람의 견고한 신뢰를 기반으로 지난 한 해 반 동안 한·일 관계는 크게 개선됐다"며 "총리님과 함께 일궈온 성과들은 제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가장 의미있는 일이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와 안보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정부 간 협의체들이 모두 복원됐다"며 "앞으로 한·일 간, 한·미·일 간 협력을 계속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저와 기시다 총리가 쌓아온 양국 협력의 긍정적 모멘텀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에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들이 남아있다"며 "더 밝은 미래를 향한 발걸음이 지속될 수 있도록 양측 모두가 전향적인 자세로 함께 노력해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함께 힘을 모은다면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한일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작년 3월 윤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에 큰 결단을 내린 이후 양국 협력이 크게 확대됐다"며 "여전히 양국 간에 어려운 현안이 존재하나 양국 관계의 발전과 병행하여 전향적인 자세로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1998년 일한 공동선언을 포함하여 역사 인식 관련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말씀드렸다"며 "그러면서 이곳 서울에서 저 자신이 당시 어려운 환경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대단히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것에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라고도 말씀드렸다"고 했다.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선 기시다 정부는 일본 정부가 1998년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포함한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선 "당시 가혹한 환경 아래 많은 분들이 대단히 고통스럽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양국의 미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지도자는 인내하며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일본의 다음 총리가 누가 되든 한일 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김 차장이 전했다.
이에 앞서 약 45분간 진행된 소인수회담에선 양 정상은 북한 북핵 문제 대응을 위한 한일, 한미일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캠프 데이비드 협력 체계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북한의 각종 도발에 대비한 양국 간 공조 강화와 북한이 러시아를 뒷배 삼아 도발하지 못하도록 냉정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자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김 차장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 일본 측이 신속히 지지를 표명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명하고, 우리의 통일 노력에 대한 일 측의 변함없는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3국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지지한다고 한 것을 상기하면서 우리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제3국에서 위기 발생 시 양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재외국민보호각서' 체결, 출입국 간소화를 위한 '사전입국심사제도' 협력, 일본 측으로부터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가 담긴 자료 19건 전달 받음 등의 성과물도 도출됐다.
김 차장은 "이런 3가지 협력 사례는 지난 1년 반 동안 협력 확대를 통해 축적된 양국 간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와 관련해선 "승선자 명부 입수를 위해 지난 수개월간 일본 정부와 교섭을 진행해 온 결과"라며 "2007년 일본이 강제동원 군인·군속 관련 자료를 우리에게 제공한 이래 17년 만에 강제동원 희생자 문서를 제공한 사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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