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차 인플루언서와 불륜"…伊 장관, TV인터뷰서 파격 폭로

한영혜 2024. 9. 6. 23: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젠나로 산줄리아노 문화부 장관. AP=연합뉴스

내연녀를 자신의 고문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황금시간대 방송된 TV인터뷰에서 불륜 관계를 인정했다.

젠나로 산줄리아노(62) 문화부 장관은 이날 저녁 공영 방송 라이(Rai)의 TG1 채널과 인터뷰에서 인플루언서이자 패션 사업가인 마리아 로사리아 보차(41)와 불륜 관계임을 시인했다.

산줄리아노 장관은 “가장 먼저 사과해야 할 사람은 특별한 사람인 내 아내”라며 “그리고 나를 믿어준 조르자 멜로니 총리에게 그와 정부를 당혹하게 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산줄리아노 장관은 지난 5월 나폴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보차를 만난 것을 계기로 친분을 쌓은 뒤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불륜 외에 제기된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산줄리아노 장관은 보차를 자신의 고문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이해 상충이 될 수 있어 임명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보차의 행사 참석과 관련한 모든 여행·숙박 비용은 개인적으로 지불했다며 영수증 명세서를 증거로 제시했다.

또한 보차가 오는 19일부터 사흘간 폼페이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문화장관 회의와 관련한 운영 회의에 참석한 적이 없으며 기밀문서에 접근할 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산줄리아노 장관은 지난 4일 멜로니 총리에게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총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멜로니 총리가 요청하면 즉시 사임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하지만 이 모든 의혹은 가십에 불과하며 단 1유로의 공금도 사용되지 않았다. 기밀문서가 유출된 적도 없다”고 말했다.

TG1 채널과 인터뷰하는 젠나로 산줄리아노 문화부 장관. 사진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산줄리아노 장관과 관련한 이번 스캔들은 보차가 지난달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됐다. 보차는 산줄리아노 장관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주요 행사 고문으로 임명해준 산줄리아노 장관에게 감사하다”고 썼다.

이후 문화부가 고문 임명 사실을 부인하자 보차는 각종 정부 행사에서 산줄리아노 장관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잇따라 올렸다. 함께 비행기에 탄 사진뿐만 아니라 기밀문서로 보이는 서류까지 게시했다.

그러자 공식 직책도 없는 불륜 관계의 여성을 정부 행사에 데리고 다닌 산줄리아노 장관에 대한 비난이 일었다. 공적 자금 유용 의혹과 기밀 정보 유출 의혹까지 불거지며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산줄리아노 장관이 반박하면 보차가 곧바로 재반박에 나서며 논란은 갈수록 확대됐다.

산줄리아노 장관은 인터뷰에서 입출금 명세서를 보여주며 “보치아의 여행 경비는 직접 지불한 것”이라고 공적 자금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보차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문화부에서 보차에게 1유로도, 커피 한 잔도 지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차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장관급 차량을 이용한 것에 대해서는 “항상 나와 함께만 탔고 혼자는 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언론매체의 헤드라인을 연일 장식한 이번 스캔들이 산줄리아노 장관의 TV인터뷰로 일단락될지는 미지수다.

보차는 이날도 자신의 SNS에 항공권 탑승권이 담긴 장관 비서관의 이메일 스크린 캡처와 “주요 행사에서 장관의 고문으로 임명됐다”는 문화부 관계자의 전화 통화 녹취록을 게시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날 TV인터뷰 이후에도 야당은 계속해서 그의 사퇴를 요구했다. 마테오 렌치 전 총리는 “장관이 국가적인 웃음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