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 출신 휠체어 검객 조은혜, 개인전 노메달…단체전 노려

박구인 2024. 9. 6.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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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찌르고 피했지만 메달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생애 첫 패럴림픽에 나선 조은혜(39·부루벨코리아)가 메달 없이 개인전을 마쳤다.

조은혜는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휠체어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스포츠등급 B)에서 9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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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치열하게 찌르고 피했지만 메달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생애 첫 패럴림픽에 나선 조은혜(39·부루벨코리아)가 메달 없이 개인전을 마쳤다. 짙은 아쉬움에 눈물을 글썽거렸던 그는 남은 단체전에서의 선전을 다짐하며 미소를 되찾았다.

조은혜는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휠체어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스포츠등급 B)에서 9위를 기록했다. 8강전에서 패한 뒤 패자부활전 2라운드에서 캐나다의 트리니티 로우시안을 만났지만 7대 15로 져 메달 도전은 끝났다. 조은혜는 이번 대회 개인전 3종목(사브르, 플뢰레, 에페)에서 각각 공동 7위와 4위, 공동 9위를 기록했다.

조은혜는 “좀 더 자신감을 갖고 했었어야 하는데 상대 움직임에 너무 따라간 게 문제였다. 거리도 중요한데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거 같다”면서 “내일 (에페)단체전이 남았다. 오늘까지 경기했던 것들을 잘 돌아보고 보완해서 단체전 때는 좋은 경기력으로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아직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의 격차가 크다는 걸 확인했다. 낙상사고로 인한 척수장애를 입었지만, 휠체어 펜싱 국가대표로 ‘제2의 커리어’를 열었던 것처럼 패배 앞에 의연했다.

조은혜는 “2년 뒤 아시안게임, 4년 뒤 패럴림픽이 있다. 실력을 더 탄탄하게 차분히 다져서 그때는 꼭 메달을 따겠다. 이제 패럴림픽 한 번 해봤을 뿐”이라며 “매 경기마다 배워나가는 게 있기 때문에 좋은 경험으로 생각하고, 잘 연구해서 좋은 경기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조은혜는 휠체어 펜싱을 시작하면서부터 함께 동고동락해 온 박다영 감독의 이야기가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다. 박 감독은 조은혜가 패자부활전 2라운드에서 패한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조은혜 선수가 많이 준비했는데, 좀 아쉽다”는 말을 하다가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보이며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박 감독이 눈물을 보였다는 말을 듣자마자 조은혜도 눈물을 글썽였다. “죄송하다”며 다시 감정을 추스른 그는 “내일 경기를 잘 하겠다. 파이팅!”을 외치며 경기장을 떠났다.

조은혜는 흥행에 대성공한 액션영화 ‘범죄도시’ 1편에서 분장팀장을 맡아 배우 마동석과 진선규 등의 분장을 담당했던 ‘영화인’ 출신이다. 영화계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꿈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낙상사고로 척수장애를 얻었다. 병원에서 재활치료 중 TV 뉴스로 접한 휠체어 펜싱에 매료돼 직접 협회에 연락해 휠체어 선수로서의 새 커리어를 당당히 펼쳐나가고 있다.

영화 작업을 함께 했던 배우 진선규는 패럴림픽을 앞두고 개인 SNS를 통해 조은혜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조은혜의 경기 사진과 함께 “우리 은혜 너무 장하다. 잘 하고 돌아와~ 기도할게!”라는 글을 올렸다.

파리=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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