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또 터지면…한일 국민 안전 서로 지킨다 [한일 정상회담]
한일 양국 정부는 6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방한을 계기로 재외국민 보호 협력 각서를 체결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한일 정상회담 직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양국은 이번 기시다 총리 방한을 계기로 재외국민 보호 협력 각서를 체결해 제3국에서 양국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 각서는 작년 4월 수단 쿠데타 발생과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발생 시 한일 양국이 재외국민 긴급 철수를 위해 협력한 사례를 기초로 우리 측이 먼저 한일 간 공조를 제도화하자고 제안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 각서는 총 8개 항으로 이뤄졌으며, 제3국 위기 발생 시 양국이 자국민 철수를 위한 지원과 협력을 위해 협의하고, 평시에도 위기 관리 절차 훈련에 관한 정보와 모범 사례를 공유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김 차장은 부연했다.
김 차장은 “세계 각지에서 정정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외국민 보호 협력 각서는 양국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일 정부는 또한 양국 간 방문객이 연간 1000만명에 이르는 현실을 반영해 출입국 간소화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출입국 간소화 방안과 관련, “일본 법무성이 먼저 실무검토에 착수했다고 알려왔다”며 “우리도 일본과 협의에 응하려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이 일본 입국장에 들어가서 긴 줄을 서게 되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는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를 해소해보고자 출국 전 입국심사도 병행하는 사전입국심사제도를 일본이 먼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상대방 국가에 심사관을 파견해 신체정보 시스템도 구축해 출국 전 간편하게 입국 절차까지 마치는 절차를 일본과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정부는 전날 일본 측으로부터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가 담긴 자료 19건을 전달받았는데, 이는 2007년 일본이 강제동원 군인 군속 관련 자료를 우리 정부에 제공한 이래 17년 만에 강제동원 희생자 문서를 제공한 사례다.
우키시마호는 1945년 광복 직후 귀국하려는 재일 한국인들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한 일본의 해군 수송선으로, 교토 마이즈루항에 기항하려다 선체 밑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 침몰했다.
김 차장은 “향후 관계부처를 통해 해당 명부를 면밀히 분석하고, 피해자 구제와 우키시마호 사건의 진상 파악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키시마호 문제가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는지에 대한 질의에 “양국 당국 간 실무차원에서 수개월간 논의된 사안”이라며 “정상 간 마무리 차원에서 논의하기는 이르다고 봤다”고 답했다. 다만, “최근 개선되는 한일관계 기류 속에서 일본이 과거보다는 적극적이고, 성의를 가지고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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