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새 국방장관 "즉강끝의 '끝'은 北"…무관용 원칙 이어간다
김용현 신임 국방부 장관이 ‘즉·강·끝(즉각·강력히·끝까지)’으로 요약되는 윤석열 정부의 ‘무관용 대북 응징’ 원칙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장관은 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적이 감히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압도적인 국방태세와 능력을 구축해서 적의 도발을 억제하겠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발한다면 ‘즉·강·끝 원칙’으로 참혹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즉·강·끝’의 ‘끝’은 북한 정권과 지도부”라며 “그들이 도발한다면 ‘정권의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즉·강·끝은 신원식 전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취임할 때 내놓은 구호로, 경우에 따라 확전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대북 무관용 원칙을 상징한다. 김 장관이 신 전 장관의 해당 구호를 계승한다는 건 결과적으로 현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의미로도 읽힌다.
김 장관은 또 간부 처우개선 문제를 재임 중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장병 복무여건과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며 “군은 사기를 먹고사는 집단으로, 사기가 떨어진 군대는 그 어떤 첨단전력으로 무장해도 싸워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장병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급여를 비롯한 각종 수당 등 경제적 보상과 의식주를 개선하고 직업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선별해서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인전투체계의 시급성도 언급됐다. 김 장관은 “변화를 주도하면 역사의 주인공이 되지만, 현실에 안주하면 역사의 제물이 된다”며 무인전투체계 조기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저인력·저비용·고효율의 체질로 개선해 병력은 줄지만 전투력은 더 강한 군대로 만들겠다”는 게 김 장관의 다짐이다.
이날 취임식에 이어 전군주요지휘관 회의를 주재한 김 장관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북 억제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했다. 김 장관은 “헌법에 나온 국군의 첫 번째 사명은 국가 방위”라며 “싸워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쟁이 나지 않도록, 도발을 할 수 없도록 억제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즉·강·끝 구호에는 “압도적인 능력, 태세, 의지를 갖춰 적이 덤비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함의가 담겨있다”고 한 김 장관은 만약 적이 도발을 감행하면 최단 시간 내 적을 제압해 국민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의미도 포함한다고 봤다.
간부 처우 개선을 놓고선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되기도 했다. 김 장관은 “공무원 내년도 보수 인상률이 3%”라며 “군 간부 인상률은 그 2배가 돼야 최저 임금 정도가 된다”고 말했다. 올해 내 중·소위와 대위·상사 봉급 인상률을 각각 6%, 5%로 실현하겠다는 게 김 장관의 구상이다.
이밖에 군 당국은 현재 평일 2만원, 휴일 4만원인 당직근무비를 소방 등 유사 직종과 같은 5만원, 10만원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올해 100시간으로 확대된 경계부대 군인의 시간외 근무수당 인정시간을 200시간으로 늘리는 계획도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김 장관은 “여건을 마련해놓고 목숨 바쳐 국민의 안전을 지켜달라고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그런 면에서 시급하게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 장관의 이날 취임식과 함께 신 전 장관의 이임식도 열렸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신 전 장관은 이임사를 통해 “한·미동맹을 발전시키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정착시켰다. 유엔사 회원국, 나토 등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국과의 글로벌 안보협력도 강화했다”면서도 “아직 미진한 부분이 많이 남아 미완의 숙제를 남기고 간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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