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속 벤치' 황희찬 잔류 후회 NO…"마르세유 감독님이 매일 전화했지만 울브스 남아 행복"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황희찬이 여름에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를 이끄는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으로부터 열렬한 구애를 받았지만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잔류를 택했다.
영국 매체 '더선'은 5일(한국시간) "울브스 스타 황희찬은 이번 여름 마르세유로 이적하라는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의 요청을 거절한 사연을 공개했다"라고 보도했다.
황희찬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2골 3도움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2021년 여름 울버햄프턴에 합류한 후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황희찬이 기량을 만개하자 울버햄프턴은 즉시 재계약 협상에 돌입했다. 울버햄프턴과 황희찬은 지난해 12월 새로운 계약을 맺으면서 계약 기간을 2028년 6월까지 연장했다.
재계약을 맺은 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황희찬의 뛰어난 활약상은 이적설로 이어졌다. 2024 여름 이적시장에서 프랑스 리그1 명문 마르세유가 황희찬 영입을 시도한 것이다.
1899년 구단이 설립된 이후 창단 124주년을 맞은 마르세유는 리그1 우승은 총 9회, 쿠프드 프랑스 우승 10회, 그리고 1992-199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도 있는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팀 중 하나다. 에릭 칸토나, 장피에르 파팽, 디디에 데샹, 프랑크 리베리 등 수많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마르세유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다만 2010년대 들어서 마르세유에게 트로피 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 우승은 2011-2012시즌 당시 남아있던 쿠프 드 라 리그(리그컵) 우승이다. 2023-24시즌도 부진에 빠지면서 리그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다음 시즌 반등을 위해 마르세유는 새로운 사령탑으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인상적인 전술을 보여준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을 선임했다.
2022-23시즌 중도에 그레이엄 포터 감독이 첼시로 떠나면서 브라이튼 지휘봉을 잡았던 데 제르비 감독은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데뷔 시즌에 6위를 기록해 UEFA 유로파리그 출전에 성공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브라이튼이 유럽대항전에 진출한 건 구단을 창단한 이후 12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2023-24시즌은 리그 11위로 마무리하긴 했지만 유럽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지도자 중 한 명이기에 데 제르비 감독이 돌연 시즌 종료 후 브라이튼을 떠나면서 팬들을 놀라게 했다. 당초 브라이턴과 데 제르비 감독은 2026년 6월까지 계약돼 있었으나 상호 합의 하에 2023-24시즌을 끝으로 계약을 해지했다.
브라이튼을 떠난 데 제르비 감독은 마르세유와 3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프랑스 리그1으로 진출했다. 그는 새 시즌을 앞두고 전력 강화 차원에서 구단에 황희찬 영입을 요청했고, 이를 위해 황희찬에게 연락해 직접 설득하기까지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황희찬은 "이번 여름에 큰 결정을 내려야 했다"라며 "마르세유가 내게 제안을 했고, 난 게리 오닐(울버햄프턴 감독)과 여러 번 통화했다. 데 제르비는 거의 매일 내게 전화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난 (게리 오닐)감독님을 신뢰했다. 그는 내가 매우 중요한 선수라고 말했고, 이는 내게 믿음을 줬다"라며 "오닐 감독이 그렇게 말한 후 난 울버햄프턴에 남아 모든 걸 바칠 거라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또 "울버햄프턴이 나를 원하는 한 팀에 남아서 팀을 위해 싸울 것"이라며 "왜냐하면 난 내 팀과 팀 동료들을 돕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마르세유는 황희찬 영입을 위해 이적료 2100만 파운드(약 374억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마르세유의 제안은 울버햄프턴이 단칼에 거절했다. 황희찬도 오닐 감독의 설득에 마르세유 이적보다 울버햄프턴 잔류를 택했다.
다만 2024-25시즌이 시작된 후 황희찬의 상황은 예상과 다른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황희찬은 시즌 개막 후 리그 2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자 이후 2경기 연속 벤치를 지켰다. 이 중 하나는 리그컵 경기였지만 현 상황은 분명 오닐 감독이 말했던 것과 다르다.
지난 1일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도 황희찬은 벤치 명단에 포함돼 후반 15분 교체로 투입됐다. 황희찬이 교체 출전한 노팅엄 원정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예상과 다르지만 그래도 황희찬은 여전히 울버햄프턴에서 행복하다. 매체에 따르면 그는 최근 2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음에도 지난해 12월 재계약을 맺을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울버햄프턴에서 행복하다"라며 "물론 더 많이 뛰고 싶지만 울브스를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고, 이번 시즌에도 이곳에 남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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