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진통제'의 모든 것… 뭘 써야 효과 있을까? [이게뭐약]

정준엽 기자 2024. 9. 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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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뭐약]일반의약품 비마약성 진통제
비마약성 진통제는 크게 해열진통제와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NSAIDs)로 나뉜다./사진=한국얀센, 헤일리온코리아, 대웅제약, GC녹십자, 바이엘코리아 제공
비마약성 진통제는 우리가 아플 때 가장 많이 찾는 약으로, 제품이 워낙 많고 다양해 어떤 상황에 어떤 약을 써야 할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또 간혹 술을 마신 후 숙취로 머리가 아플 때 아세트아미노펜은 권장되지 않는다고 알려졌으나, 이부프로펜을 복용해도 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양한 진통제의 효과와 주의 사항에 대해 알아본다.

◇비마약성 진통제, 프로스타글란딘 억제 통해 효과
우리 몸에서 발열이나 통증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은 생리 활성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이다. 비마약성 진통제는 모두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며, 크게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이하 NSAIDs)로 나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중추신경계에서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신경물질 '세로토닌'을 조절해 프로스타글란딘의 합성을 억제한다. NSAIDs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전 단계 물질인 '시클로 옥시게나아제(COX1·2)'를 억제해 진통, 소염, 해열의 효과를 나타낸다.

'진통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타이레놀'은 대표적인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다. 반면 NSAIDs에는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나프록센, 아스피린 등이 있다. 각각의 성분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에는 헤일리온코리아의 '애드빌', 대웅제약의 '이지엔6 프로', GC녹십자의 '탁센', 바이엘의 '바이엘 아스피린정'이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열을 낮추기 위한 1차 치료제로, 항염증 효과가 없는 대신 가벼운 몸살은 진정이 가능하다. 반면 NSAIDs는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낮은 확률로 정상 체온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 해열을 목적으로 우선 사용되지는 않는다. 대신 NSAIDs는 항염증 효과가 있어 근육통이나 관절통을 포함한 통증과 염증 완화에 1차 치료제로 사용된다.

◇위 약하면 아세트아미노펜·덱시부프로펜… 편두통에는 나프록센
평소에 위가 약하거나 공복인 경우에는 아세트아미노펜 또는 덱시부프로펜을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NSAIDs에 비해 위에 가해지는 부담이 크지 않으며,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제제는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성분을 포함하지 않아 빈속에도 복용이 가능하다. 덱시부프로펜은 이부프로펜의 부작용을 줄인 성분으로, 효능은 이부프로펜과 유사함에도 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위가 약한 사람이 사용하기 좋다.

이부프로펜은 생리통에 많이 사용되며, 멍을 빨리 빼주는 효과는 없으나 말초혈관의 염증을 줄이기 때문에 멍든 부위의 통증과 부기를 완화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나프록센은 NSAIDs 중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이 가장 낮아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이 진통·소염 효과를 필요로 할 때 권장된다. 특히 편두통이 있다면 나프록센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 된다. 대한약사회 백영숙 학술이사(약사)는 "나프록센은 편두통 적응증이 있는 유일한 일반의약품"이라며 "덱시부프로펜은 적응증에 두통이 없어 두통을 느끼는 환자에게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스피린은 소량으로 복용했을 때 혈소판 응집 억제 효과가 있어 혈액 응고를 막기 위해 의사를 통해 처방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아스피린은 NSAIDs 중 위장 부작용이 심한 편에 속해 소염·진통을 목적으로 잘 사용되지는 않는다. 오거리약국 황은경 약사는 "아스피린은 잘못 먹으면 위에서 출혈이 생기는 등 위장 장애가 생각보다 심하다"며 "실제로 식사를 거르고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많아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약에 비해 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세트아미노펜-NSAIDs, 병용 가능… NSAIDs끼리는 불가
아세트아미노펜과 NSAIDs 소염진통제를 동시에 먹는 것처럼, 서로 다른 계열의 약물을 병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황은경 약사는 "아세트아미노펜은 소염 작용이 없는 것처럼, NSAIDs 계열 소염진통제와 작용 기전이 다르다"며 "이 때문에 아세트아미노펜과 NSAIDs 계열 소염진통제는 서로 병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성분은 다르지만 기전이 동일한 NSAIDs 계열 약물 두 가지를 동시에 복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이부프로펜과 나프록센을 동시에 복용할 경우 약물 과량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비마약성 진통제는 일반의약품인 만큼 부작용이 치명적이지 않지만, 권장 용량을 넘겨 복용할 경우 간이나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제품 포장에 표시된 권장 용량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아세트아미노펜의 일일 최대 복용량은 4000mg(4g)이며, 이부프로펜은 3200mg, 덱시부프로펜은 1200mg, 나프록센은 1250mg다.

◇숙취에 아세트아미노펜은 금물… 심하면 식사 후 덱시부프로펜·이부프로펜
한편 음주 후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는 것은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알코올과 아세트아미노펜이 몸에서 대사되는 과정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알코올은 체내에서 대사될 때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물질로 변한다. 이를 해독하기 위해 우리 몸은 간에서 가장 많이 합성되는 해독 물질인 글루타치온을 고갈시킨다.

그런데 아세트아미노펜도 마찬가지로 대사 도중 해독이 필요한 독성 물질로 변하면서 글루타치온을 고갈시킨다. 즉, 음주로 인해 글루타치온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면 간이 제대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손상되는 것. 황은경 약사는 "술이 해독될 때는 강력한 해독제인 글루타치온이 필요하다"며 "몸에 글루타치온이 부족할 때 아세트아미노펜까지 복용할 경우 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아세트아미노펜의 대안으로 NSAIDs 계열 소염진통제를 찾는 경우가 있다. NSAIDs 소염진통제는 아세트아미노펜보다 상대적으로 간에 미치는 영향이 작으며, 숙취로 먹는 경우는 일회성 복용의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숙취로 두통이 심할 경우 고려해볼 수 있는 방법은 맞으나, 이 역시 권장되는 방법은 아니다. 보통 숙취를 겪을 때는 두통뿐만 아니라 구토, 속쓰림 등 위장 증상이 동반되는데, NSAIDs 소염진통제는 반대로 위에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백영숙 학술이사는 "음주 후에는 머리만 아픈 경우보다 위도 함께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진통제를 잘 제공하지 않는다"며 "정말 통증이 심할 때는 식사 후 NSAIDs 계열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도록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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