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 여진 속 명품 가방 수수 불기소 ... 與 “결정 존중” vs 野 “답은 특검뿐”

김민정, 황수빈 2024. 9. 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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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0일 중앙아시아 3개국을 국빈 방문한 김건희 여사가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를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김건희 여사의 4·10 총선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확인되지 않은 허구”라 일축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사실이라면 수사 대상”이라며 파상 공세를 펼쳤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해야 하는 이유가 계속 추가되고 있다”며 “주가조작과 명품 가방 수수, 고속도로 특혜, 순직해병 사건 수사 외압에 이어 총선 공천 개입 국정농단 의혹까지 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배우자도 범죄를 저지르면 수사를 받고 처벌받는 게 공정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또 무리한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에 대해 전혀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바탕 삼아 선거 개입,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을 거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음해에만 몰두하는 민주당식 괴담 정치의 전형이자 잇단 거짓말로 신뢰를 잃은 ‘늑대소년’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에 “습관성 프레임 씌우기로 탄핵 빌드업(사전작업)을 하고 있다”며 “몇몇 사안에서 말끔하지 못한 사과나 설명, 적시 대응이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민주당의 광기 어린 선동 네거티브는 도를 넘었다”고 썼다.

앞서 한 매체는 김 여사가 22대 4·10 총선 공천을 즈음해 당시 경남 창원을 지역구 의원이던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당시 5선)에게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이동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김 전 의원은 실제로 2월 상대적으로 여당 지지세가 약한 경남 김해갑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3월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보도와 관련해 6일 기자들과 만나 “언론에 나온 분은 (당에서) 컷오프 했던 것으로 안다”며 “특별히 더 드릴 이야기는 없다”고 말했다.

명품 가방 수수 의혹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재판에 넘기는 게 적절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6일 열렸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연합뉴스


여당의 일축에도 야당은 특검 공세를 접지 않을 기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 위원들은 전날 김 여사의 총선 개입 의혹을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하는 김건희 특검법을 다시 발의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5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을 수사 대상으로 하는 특검법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여기에 더해 6일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과 관련해 대검찰청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여·야간 충돌은 더 거세질 것 전망이다. 민주당 등 야권은 이날 즉각 논평을 내고 불공정 수사를 이유로 특검법을 압박하고 나섰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며 “대한민국의 법과 정의를 농단해 온 검찰 권력의 무도함만 확인했다”고 비난했다. 또 “뇌물 받은 김 여사 측은 참석 시키고, 청탁을 신고한 최재영 목사는 배제한 수사심의위는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진행된 짜고 치는 고스톱에 불과하다”며 “답은 특검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권력 사유화를 끝까지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공무원의 배우자가 고가의 명품을 받으면 처벌 받아야 하는 것은 상식이고, 국민의 법 감정”이라며 “결국 ‘김건희 종합 특검’의 수사를 받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불기소를 고리로 논란 진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법과 절차에 따른 정당한 결정을 수용하는 것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며 “민주당 집권 시절 도입된 제도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소모적 정쟁’이 아니라 ‘민생 회복’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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