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허정구배 우승...12개 대회에서 6승 16세 괴물

허정구배에서 우승한 김민수가 우승컵을 들고 있다. 이 대회는 우승컵 두 개를 준다. 왼쪽은 허정구배, 오른쪽은 한국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 우승컵. 사진 삼양인터내셔널

김민수(16·호원방통고 1)가 6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에서 벌어진 허정구배 제70회 한국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국내 최고 권위 아마추어 대회인 허정구배 최종 4라운드에서 김민수는 1오버파 72타, 합계 10언더파 274타를 기록했다.백승화(천안중앙방통고1)가 8언더파 2위, 안해천(성원고 3)이 7언더파 3위다.

평소 파 5이며 대회 때 파 4홀로 쓰는 가장 어려운 16번 홀(463m)에서 2번 아이언을 두 번 쳐 핀 2m 옆에 붙여 버디를 잡는 장면이 하이라이트였다.

김민수는 야구를 하다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아 봤다. 김민수는 “야구 홈런 치는 것보다 드라이버 치는 게 훨씬 멀리 나가더라. 그 맛이 짜릿했다”고 말했다.

경기를 앞두고 다른 선수들이 김민수를 보고 “네가 다 해 먹어라”라고 농담을 했다. 김민수는 올해 명실상부한 최고 아마추어 선수다. 최근 12개 대회에서 6승을 했고 모두 톱 10에 들었다. 지난주 열린 최등규배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 이어 2주 연속 메이저급 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그러나 올봄까지만 해도 무명이었다. 지역 대회를 제외하곤 우승한 적이 없다. 그러나 지난 5월 빛고을 중흥배에서 처음으로 우승하더니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김민수는 “예전엔 생각이 너무 많았고 부정적이었는데 생각을 덜 하면서 좋아졌다. 특히 퍼트할 때 생각을 비운다. 보고 싶은 곳을 보고 스피드만 맞췄더니 잘 들어가더라”고 했다. 김민수는 또 “샷을 할 때 본능적인 느낌을 살리게 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어느 정도 페이드를 치겠다는 상상을 하면 몸이 그대로 반응하더라”고 했다.

1m81㎝에 87㎏의 당당한 체구인 김민수는 드라이버로 310야드 정도 치며 “페어웨이에 보낼 자신이 있다”고 했다. 아이언도 좋고 퍼터도 잘한다. “특히 중요한 순간 클러치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김형태 국가대표 감독의 평가다.

김민수는 “지난 파리 올림픽 중계를 보고 세계 최고 선수를 이길 수 있겠느냐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걸 내가 바꿔보고 싶더라.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했다. 좋아하는 선수는 장유빈이다. 김민수는 “2022년 이 대회에서 함께 라운드했는데 망설임이 전혀 없더라. 어떤 상황에서도 드라이버를 자신감 있게 치고 호쾌하게 경기하는 모습이 멋졌다”고 말했다.

성남=성호준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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