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과 설전+“감독님을 믿어 주세요” 읍소…선수들이 나서는 불편한 상황 [IS 상암]

김희웅 2024. 9. 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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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전을 마친 후 관중석으로 다가간 김민재. 사진=쿠팡플레이 중계 캡처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경기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선수들이 나서서 “감독님을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수습은 왜 태극 전사들의 몫이 된 걸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득점 없이 비겼다.

사실상 패배 같은 무승부. 마음이 썩 좋지 않았을 홍명보 감독은 경기 내내 홈팬들에게 야유까지 받았다. “홍명보 나가!”라는 외침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대한축구협회(KFA)의 석연찮은 감독 선임 절차를 비롯한 일련의 과정에서 홍 감독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런데 수습은 왜 선수 몫이 된 걸까. 온전히 승리에만 집중해야 할 선수가 왜 경기 뒤에 관중석부터 찾아가 팬들과 설전을 벌여야 했을까.

홍명보 감독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경기에서 전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09.05/

물론 여론이 성날 대로 성난 현재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도 ‘축구로 보답하겠다’는 말은 쉽사리 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결과도 잡지 못했으니 크게 할 말은 없을 터. 홍 감독은 그저 “(성난 반응은) 내가 앞으로 견뎌 나가야 한다”고 했다.

관중 5만 9579명에게 ‘찜찜한’ 응원을 받은 태극 전사들은 팔레스타인전을 마친 뒤 읍소했다. 골자는 같았다.

‘주장’ 손흥민은 “많은 팬분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많은 팬분들이 생각하고 원하시는 감독님들이 분명히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선수들도 감독님이 결정된 만큼 감독님의 옷을 입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선임) 결과를 바꿀 수는 없는 부분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에 대해서 선택이 좋다, 안 좋다 생각하실 수는 있겠지만 이미 결정된 과정에서 바뀔 수는 없는 부분이다. 계속 믿고 가야 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어렵지만 또 응원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붉은 악마 응원단이 경기 전 축구협회를 성토하는 플래카드를 펼치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09.05/

이강인은 “우리 선수들은 100% 감독님을 믿고 따라야 한다. 감독님이 우리를 이끌고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시리라 믿고 우리는 100% 따를 것이다. 앞으로 감독님과 함께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팬분들이 많이 아쉽겠지만, 더 많은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지지를 부탁했다.

경기 직후 팬들과 대치한 김민재는 “경기장에서는 시작하기 전에 그게(야유) 들리니까, 아쉬워서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부터 해야 했다.

환호와 야유가 뒤섞이는 혼란스러운 상황. 다시 안방이 환호로만 뒤덮이려면 누가 총대를 메야 할까. 일련의 과정을 돌아보면 답이 있다.

상암=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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