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공적개발원조에서 제 역할 해야"

고창남 2024. 9. 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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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정학회, 공적개발원조 성과관리 고도화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

[고창남 기자]

▲ 토론회 ODA 성과관리 고도화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발제자 정헌주 교수와 토론자들
ⓒ 고창남
우리나라 ODA(공적개발원조)를 제대로 알리고 성과관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나서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와 같은 주장은 3일 한국행정학회 주관으로 국회 제9간담회실에서 개최된 'ODA 성과관리 고도화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곽재성 교수에 의해 제기되었다.

곽 교수는 "그동안 국회에서 국제개발협력이나 ODA에 대한 세미나 또는 행사가 꽤 여러 번 있었는데, 이제는 이러한 세미나나 행사에서 논의 담론으로만 끝나지 않고 실제 국회의 역할이 조금 강화 됐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OECD DAC 회원국 중에 대한민국을 포함해서, 우리보다 더 많은 원조를 하는 국가들 중에서 국회가 국제개발협력에 대해서 이렇게 역할을 안 하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어서 "이들 국가들이 대부분 의원내각제 국가들인데, 국회가 실제 예산집행이나 실행에서 어마어마한 역할들을 하고 있다. 대통령제 국가인 미국도 국회가 많은 역할을 했다. 예를 들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 매년 20% ODA 예산 삭감안을 의회 상원이 부결한 적도 있다. 그만큼 의회의 역할은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ODA예산이라는 것이 세금이니까. 왜냐하면, 그것도 해외에서 쓰는 것이니까 조금 더 투명하고 잘 집행이 되게 하는 역할을 국회가 좀 제도적으로, 구조적으로 좀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씀 먼저 좀 드리고 싶다"고 하면서 "다만 이것이 각 ODA 실행 기관들의 업무효율성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나가면 좀 곤란하겠죠"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행정학회 주관으로 '2024 국제개발협력포럼'의 일환으로 개최되었고, 기조발제는 한국행정학회 국제협력위원장인 정헌주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가 맡았다.
▲ 정헌주 교수 발제 ‘ODA 성과관리 고도화를 위한 10대 정책제언’을 발제하는 정헌주 교수
ⓒ 고창남
정 교수는 '한국의 ODA 성과관리, 현황 및 제언'이라는 제목의 기조발제에서 'ODA 성과관리 고도화를 위한 10대 정책제언'을 했다. 정 교수는 자신의 10대 정책제언에서 ① 성과관리에 대한 인식제고 ② 차별적·맞춤형 ODA 성과관리 체계 구축 ③ 성과관리 제 단계에서 기획단계의 중요성 강조 ④ 성과관리 투명성 제고 ⑤ 다층위의 지식공유 및 성과관리 워크숍을 통한 동료 학습(Peer Review) ⑥ 성과관리를 위한 충분한 예산과 인력 확보 ⑦ 성과관리에 협력국 이해관계자 참여 강화 ⑧ 성과관리 방법론 개발에 대한 투자 ⑨ 다자원조에 대한 성과관리 개선 ⑩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에 구체적 성과관리 계획 제시 등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정 교수는 자신의 'ODA 성과관리 고도화를 위한 10대 정책제언'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국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먼저 국회는 ODA 성과와 관련된 주요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함으로써 원조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다. 나아가, 예산심의를 통해 성과관리를 위한 예산편성과 더불어 성과와 예산편성을 연계시킴으로써 성과관리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서 "국회는 ODA 성과와 관련된 청문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정부관계자, 전문가, 시민사회 대표 등과 함께 ODA 성과와 문제점에 대해 논의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하면서 "지난 8월 19일 제22대 국회에서 창립된 '국회 글로벌 지속가능발전·인도주의 포럼'이 ODA 정책과 실행, 모니터링에서 국회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알리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토론 및 질의응답에 들어가서, 김지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을 좌장으로 하여 이규호 국무조정실 개발협력지원국장, 최지영 기획재정부 개발전략과장, 정은영 외교부 개발협력정책관, 곽재성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겸 국제개발협력학회 차기회장, 한재광 발전대안피다 대표 겸 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 겸임교수 등이 'ODA 성과관리 고도화를 위한 10대 정책제언'과 실현방안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 곽재성 교수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곽재성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 고창남
곽재성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겸 국제개발협력학회 차기회장은 발제자인 정헌주 교수가 제기한 'ODA 성과관리 고도화를 위한 10대 정책제언'과 관련하여 "①~⑤번까지는 상당부분 해소되었거나 해소되고 있는 중"이라면서 "⑥예산과 인력과 관련하여 예산은 각 사업 단위에서 성과 관리를 위한 예산은 충분히 동원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걸 제대로 수행할 만한 전문인력(TS: 기술전문가)을 양성하는 건 너무나 짧은 기간 전문가들에 의해서 수행돼 왔다. 이런 분들은 기술전문가라서 직접 성과관리 하는 것은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사업을 관리하고 성과를 보고 현장성 있게 임무를 추진하는 개발컨설턴트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개발협력은 이 두 가지까지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전문가들이 어떻게 적절한 방식으로 믹스해서 투입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 한재광 대표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한재광 발전대안피다 대표
ⓒ 고창남
특히 ODA 성과관리와 관련하여 한재광 발전대안피다 대표 겸 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 겸임교수는 "프로젝트 단위에서는 어느정도 성과관리가 잘 되고 있으나 프로그램 단위나 분야별 ODA 성과관리도 필요하다. 국가별/권역별 개발협력 전략에 대한 성과관리 체계가 없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규호 국무조정실 개발협력지원국장은 "한재광 대표가 프로그램단위나 분야별 ODA 성과관리도 필요하다. 국가별/권역별 개발협력 전략에 대한 성과관리 지표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우리나라는 프로젝트 단위의 성과관리 지표도 제대로 설정하는 기관이 없다. KOICA와 EDCF가 이제야 좀 하고 있고 지역단위까지 성과관리 지표를 만들거나 분야별 ODA 성과관리 지표를 만드는 기관은 없다. 전략단위 성과관리지표, 국가단위 성과관리지표, 사업단위 성과관리 지표만 제대로 만들어도 성공적이다"고 반박했다.
▲ 이규호 국장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이규호 국무조정실 개발협력지원국장
ⓒ 고창남
이와 관련하여 방청석에서 두 가지 방안을 절충한 한 시민의 제안이 있었는데, 그는 "시민단체나 NGO 등 국제개발협력을 전문으로 하는 시민사회단체에 정부예산을 주면서 성과관리체계를 권역별로, 국가별로 제대로 만들어내고 그것에 대한 평가도 받아내고 감시도 하는 체계를 만들어볼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공무원들의 순환보직으로 인하여 성과관리가 제대로 안된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외국의 경우에는 순환보직도 중요하지만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는 10년이상도 같은 자리에서 근무한다. 국제개발협력 분야는 전문성이 강한 분야기 때문에 순환보직에서 제외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 방청객 플로어에서 발언하는 방청객
ⓒ 고창남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국회의원들 중에 한국행정학회와 공동으로 행사를 주관한 안철수 의원, 이재정 의원, 강명구 의원, 안도걸 의원이 참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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