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볼 배합에 투구 판 위치도 바꿨다…자신감 되찾은 KIA '우승 청부사' "내가 어떤 투수인지 보여준 하루"

김근한 기자 2024. 9. 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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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외국인 투수 에릭 라우어가 9월 5일 한화전에서 KBO리그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 쾌투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광주, 김근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광주, 김근한 기자) KIA 타이거즈 '우승 청부사' 외국인 투수 에릭 라우어가 KBO리그 입성 뒤 첫 퀄리티 스타트 쾌투로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비록 승리 투수에는 실패했지만, 라우어는 약점으로 꼽혔던 우타자들을 상대로도 경쟁력 있는 투구를 보여주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라우어는 9월 5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6.1이닝 92구 5피안타 4탈삼진 1볼넷 3실점으로 팀의 4-3 승리에 이바지했다. 

KBO리그 입성 뒤 4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 6.87로 부진했던 KIA 선발 투수 라우어는 이날 자신이 주도하는 볼 배합으로 경기를 치렀다. 

KIA 이범호 감독은 5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오늘 라우어 선수는 포수 리드보다는 주로 자신이 던지고 싶은 구종으로 던질 계획이다. 본인도 그러고 싶다는 뜻을 전하더라. 잘 던지고 싶은 의욕이 충만하고 이제 어느 정도 한국 타자들의 성향도 다 파악했다고 본다. 한국 우타자들을 상대하는 방법에 대해 잘 몰랐던 느낌이다. 구위는 분명히 괜찮으니까 오늘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는지 믿고 지켜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감독의 기대대로 라우어는 1회 초 선두타자 김태연을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면서 산뜻하게 출발했다. 

2회 초와 3회 초에도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라우어는 4회 초 2사 뒤 안치홍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아 이날 첫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 라우어는 노시환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까지 내줬다. 

KIA 타선은 4회 말 곧바로 이우성의 동점 적시 2루타와 서건창의 역전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라우어는 5회 초 2사 1루 상황에서 유로결을 병살타로 유도해 시즌 2승 요건을 충족했다. 라우어는 6회 초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 이닝으로 KBO리그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 투구까지 달성했다. 

6회 말 추가 득점으로 3-1 리드를 안고 7회 초 마운드에 오른 라우어는 1사 뒤 채은성과 장진혁에게 각각 내야 안타와 볼넷을 내주면서 위기에 처했다. KIA 벤치는 대타 문현빈 타석 때 곽도규로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하지만, 곽도규가 문현빈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은 뒤 유로결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내주면서 끝내 3-3 동점을 허용했다. 라우어의 승리 투수 요건도 한순간 날아갔다. 

이후 양 팀은 9회까지 득점 없이 침묵하면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KIA는 10회 말 1사 2루 기회에서 서건창이 끝내기 우전 적시타를 때려 경기를 마무리했다. KIA는 이날 승리로 2위 삼성 라이온즈와 격차를 6경기로 벌리면서 정규시즌 우승 매직 넘버를 '10'으로 줄였다.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선발투수 라우어가 1회에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선발투수 라우어가 1회에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라우어는 "승리 투수를 놓친 건 아쉽지만, 경기 전 준비했던 투구 계획이 잘 통하면서 결과적으로 팀 승리까지 나와 만족스럽다. 내가 피치컴을 차면서 주도적으로 투구 템포를 조절한 점이 좋았다"라고 전했다. 

라우어는 이범호 감독의 기대대로 우타자들의 비중이 많은 한화 타선을 상대로 경쟁력 있는 투구를 선보였다. 

라우어는 "경기 전 우타자들을 상대로도 구상한 볼 배합이 잘 통하면서 큰 자신감을 얻었다. 기본적으로 속구 위주의 공략 포인트를 잡았다. 첫 턴 때는 속구와 커터 위주로 갔고, 두 번째 턴 때는 다른 변화구 비중을 더 높이면서 상대 우타자들의 타이밍을 뺏고자 노력했다. 이전에는 타자들에게 끌려가듯 투구했다면 오늘은 내가 원하는 대로 자신감 있게 경기를 이끌어간 점이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라우어가 밟는 투구 판 위치도 바뀌었다. 라우어는 이전보다 더 투구 판 중앙으로 발을 이동해 투구했다. 

라우어는 "사실 오늘은 이전보다 더 투구 판 가운데서 투구하려고 했다. 새로 합류한 에릭 스타우트와 함께 불펜 투구를 할 때 여러가지 정보를 주고받았다. 투구 판 가운데서 던졌을 때 변화구 각도가 더 살아난단 점에 대해 조언을 얻었고, 오늘 그런 부분을 활용하면서 던지려고 노력했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KIA는 1선발 제임스 네일의 한국시리즈 복귀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기에 라우어의 반등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라우어도 이날 투구를 기점으로 남은 시즌 우승 청부사다운 결과물을 보여주고자 한다. 

라우어는 "오늘 호투한 내용과 결과가 분명히 남은 경기 등판에서 도움이 될 거다. 오늘 경기를 통해서 내가 해야 할 투구가 무엇인지 알았다. 내가 어떤 투수인지를 보여준 하루였다"라고 힘줘 말했다.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선발투수 라우어가 3회초에 한화 파라자의 타구를 우익수 박정우가 호수비로 잡아내자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서건창(왼쪽 두 번째)이 연장 10회말 1사 2루에서 끝내기 적시타로 4-3 승리를 이끈 뒤 이범호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광주, 김근한 기자 연합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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