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승계]유신②회사 지원으로 오너 자산 증대…보증 역할 수행

장효원 2024. 9. 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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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엔지니어링 기업 유신이 전경수 유신 회장 일가 소유의 유신빌딩을 인수하면서 오너 가족회사의 채무 보증까지 함께 떠안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 회장이 가족회사 '청신레저'로 대규모 차입금을 일으킬 때 유신빌딩을 담보로 제공했는데 그걸 그대로 유신이 받은 것이다.

반면 하나은행에 대한 차입금에는 청신레저의 부동산 일체와 전경수 회장 및 가족들이 보유한 유신빌딩을 담보로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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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에게 산 유신빌딩에 근저당 잡혀 있어
공시도 안 해…오너 일가만 한몫 두둑히

토목엔지니어링 기업 유신이 전경수 유신 회장 일가 소유의 유신빌딩을 인수하면서 오너 가족회사의 채무 보증까지 함께 떠안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 회장이 가족회사 ‘청신레저’로 대규모 차입금을 일으킬 때 유신빌딩을 담보로 제공했는데 그걸 그대로 유신이 받은 것이다.

이에 전 회장 측은 청신레저와 유신빌딩에 대한 지배력은 유지하면서 5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고 200억원 규모의 채무 부담도 내려놓게 됐다. 반면 유신은 건물 매입비용을 치르기 위한 대규모 차입금 조달과 함께 오너 가족회사의 빚보증까지 서게 됐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경수 유신 회장은 2021년 6월 가족들 및 유신과 함께 30억원을 출자해 ‘청신레저’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지분율은 전경수 회장 40%, 동생 전우경씨 20%, 아들 전종호 유신 부사장 5%, 유신 35% 등이다.

유신도 전 회장과 가족들이 50%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청신레저는 사실상 전 회장 가족회사다. 청신레저의 대표이사도 전종호 부사장이다.

청신레저는 2021년 7월 대전 유성구 테크노밸리 내에 9홀 규모의 대중제 골프장인 ‘한미르대덕CC’와 연습장, 스포츠센터, 다목적체육관 등 복합체육시설을 취득했다. 토지와 건물, 골프코스 등 일체를 인수하는데 820억원이 들었다.

청신레저는 자본금 30억원과 차입금 790억원으로 인수 자금을 마련했다. 차입금은 하나은행에서 630억원을, 유신으로부터 160억원을 각각 빌렸다. 이자율은 하나은행이 6.47%, 유신이 2.8%였다.

청신레저는 유신으로부터 세법상 특수관계자 간 기준 이자율인 4.6%보다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렸다. 또 돈을 빌리면서 담보도 제공하지 않았다. 반면 하나은행에 대한 차입금에는 청신레저의 부동산 일체와 전경수 회장 및 가족들이 보유한 유신빌딩을 담보로 제공했다.

유신 관계자는 “차입 이자율 가중평균 방식으로 세무법인의 검토를 받아 이자율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담보를 잡지 않은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유신빌딩이 청신레저의 차입금을 위해 하나은행에 제공한 근저당권설정 금액은 331억원이다. 올 초 유신이 전 회장 등으로부터 유신빌딩 지분 60%를 매입했기 때문에 198억6000만원 규모의 보증을 유신이 서게 됐다. 만약 청신레저가 차입금을 갚지 못할 경우 보증 규모만큼 유신이 대신 갚아주거나 유신빌딩 지분을 넘겨야 하는 셈이다.

결국 전 회장 일가는 유신의 신용공여 덕분에 리스크가 거의 없이 800억원 규모의 골프장을 소유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빌딩지분 매각 대금으로 500억원의 현금도 챙겼다.

하지만 유신은 유신빌딩을 매입한 지난 3월 당시 청신레저에 담보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공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유신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유예 처분을 받았다. 부과 벌점은 6점이지만, 6개월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지 않을 조건으로 지정 유예됐다.

이에 대해 유신 관계자는 “이 건이 공시 사항인지 몰랐다”며 “유신빌딩을 인수하면서 청신레저에 빌려줬던 160억원을 회수했기 때문에 기존 신용공여에서 큰 변화가 없는 셈”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전 회장이 유신이 자체적으로 차입한 290억원에 대해 지급보증을 제공한 건이 있기 때문에 청신레저에 대한 유신의 담보제공도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유신은 올 상반기 보고서에 전 회장 등 최대주주가 유신을 위해 지급보증을 제공했다는 내용을 공시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이 내용을 사업보고서에 기재할 의무가 없어 기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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