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감독 선임 결과 바꿀 수 없다…민재 같은 케이스, 다시 나오면 안 돼” [IS 상암]
김명석 2024. 9. 6. 05:03
“누구보다 아쉽고, 누구보다 괴로운 밤이 될 거 같습니다.”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이 팔레스타인전 무승부 결과에 한숨을 내쉬었다. 무기력한 결과뿐만 아니라 새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을 향한 거센 야유가 이어졌고, 경기가 끝난 뒤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관중들과 대치하는 장면까지 나왔다.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 입장에선 더욱 씁쓸한 경기가 됐다.
손흥민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0-0 무승부 직후 취재진과 만나 “선수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그런 와중에도 찬스도 많이 만들었다. 안 좋은 부분들만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종(3차) 예선 원정을 와서 한국을 상대하는 팀들은 촘촘하게 서서 골을 안 먹으려고 하는 부분이 있다. 풀어야 할 숙제들이 남아 있는 거 같다”며 무득점에 그친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당연히 괴롭지만 실망감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제 1경기 치렀다. 9경기 동안 매 경기 최고의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기회들이 남아 있다”고 했다.
경기 전부터 경기 내내 전광판에 나오기면 하면 거센 야유를 받은 홍명보 감독에 대해서는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손흥민은 이미 홍명보 감독과 지난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에 나서는 등 사제의 연을 맺은 바 있고, 이번 홍 감독의 부임으로 10년 만에 재회했다. 다만 홍 감독의 부임 과정 등 여러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날 경기장에선 홍 감독을 비판하는 걸개나 외침이 이어졌다.
손흥민은 “많은 팬분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많은 팬분들이 생각하고 원하시는 감독님들이 분명히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선수들도 감독님이 결정된 만큼 감독님의 옷을 입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선임) 결과를 바꿀 수는 없는 부분들”이라고 했다.
이어 “경기 끝나고도 (방송 인터뷰를 통해) 말씀드렸다시피 주장으로서, 또 팀을 생각한다면 응원과 사랑을 부탁드릴 수밖에 없다”며 “감독님에 대해서 선택이 좋다, 안 좋다 생각하실 수는 있겠지만 이미 결정된 과정 속에서 바뀔 수는 없는 부분이다. 계속 믿고 가야 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어렵지만 또 응원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으로 다가가 관중들과 설전을 벌인 김민재에 대해서는 “(김)민재 같은 그런 케이스가 다시 나오면 안 된다”며 “팬과 선수들의 관계가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민재는 경기 후 “공격적으로 얘기한 건 아니었고, 선수들을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는데, 손흥민 역시도 팬들에게는 야유보다는 응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이날 관중들의 야유는 선수들이 아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감독에게만 향했다.
손흥민은 “대한민국이라는 팀이 승리하기 위해 응원하러 오셨는데, 안 좋은 분위기보다는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한테 좋은 얘기들, 격려들을 해주시면 선수들도 원동력으로 정말 힘들 때 한 발씩 한 발씩 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홈에서만큼은 저희가 저희의 적을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상대를 무너뜨릴 때 큰 도움이 될까를 선수로서도, 팬분들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셨으면 한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손흥민은 “이제 오만 원정길에 나선다. 홈에서 쉽지 않았던 만큼 원정도 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한 가지 좋은 점은 그라운드 컨디션이 원정이 더 좋다는 점이다.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저희 팀에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오늘처럼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하는 데 어려운 상황들이 나오면서 팬분들도 좋은 경기, 빠른 템포의 경기를 못 보는 게 아쉽다. 하루빨리 개선됐으면 좋겠다. 원정에서 쉽지 않겠지만 해야 될 것들, 저희가 할 것들을 규칙적으로, 또 규율적으로 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상암=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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