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패럴림픽 5번째 금메달… 탁구 김기태 생애 첫 金

김효경 2024. 9. 6.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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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패럴림픽 탁구 남자 단식(스포츠 등급 MS11)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기태.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대한민국 탁구 대표팀 김기태(26·서울특별시청)가 '닥공 탁구'로 정상에 섰다. 그토록 원한 패럴림픽 금메달을 품었다. 이번 대회 대한민국 탁구 첫 금메달이다.

김기태는 6일(한국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탁구 남자단식(MS11) 결승전에서 전보옌(대만)을 세트 스코어 3-1(3-11, 15-13, 11-7, 11-9)로 이겼다.

김기태는 세계선수권,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등 굵직한 대회에서 최고 자리에 올랐지만 패럴림픽 금메달이 없었다. 드디어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대한민국 탁구 대표팀도 웃었다. 은메달 2개, 동메달 8개였다. 주요 후보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김기태가 금빛 스매시를 날렸다. 모두가 웃었다.

1세트는 살짝 꼬였다. 긴장한 듯했다. 힘이 들어갔다. 공격이 자꾸 빠졌다. 포핸드도, 백핸드도 그랬다. 어느 순간 0-5가 됐다. 이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3-7까지 붙기는 했는 여기서 내려 4점을 주고 말았다.

2세트 패턴을 바꿨다. '강강강' 대신 '강약'을 섞었다. 상대 네트 앞에 짧게 떨어뜨렸다가 다시 공격으로 전환했다. 9-6까지 앞섰다. 여기서 주춤했다. 10-10 듀스가 됐다. 끝낼 기회를 몇 차례 놓쳤지만 기어이 탑스핀 공격을 성공시켜 15-13으로 승리했다.

3세트도 잡았다. 3-3에서 단숨에 7-3으로 달아났다. 상대 실수가 나왔고, 김기태의 공격도 통했다. 짧은 리시브와 강한 공격의 조화. 10-7에서 마지막 치키타 공격으로 마무리했다.

2024 파리 패럴림픽 탁구 금메달을 따낸 김기태.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4세트도 기세가 계속됐다. 초반 5-1로 리드했다. 공격 찬스에서 상대 신들린 수비에 막히며 5-3으로 쫓겼다. 강한 스매시와 상대 실수, 공격을 통해 8-4로 다시 달아났다. 10-6까지 앞서던 김기태는 실수를 저지르며 10-9까지 쫓겼다. 하지만 마지막 포인트를 따냈고, 승리의 감격을 누렸다.

김기태는 2011년 병원 검사 도중 장애를 발견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 권유로 운동을 시작했다. 1998년생이지만, 벌써 국가대표 11년차다. 2022 세계선수권에서는 3관왕(단식·복식·혼합복식)에 올랐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단식 동메달, 남자복식 금메달, 혼합복식 금메달을 땄다.

패럴림픽은 인연이 없었다. 2016 리우 대회 단식 4위, 2020 도쿄 대회 단식 9위에 그쳤다. 리우에서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김기태는 "가장 큰 대회인 패럴림픽에서 꼭 금메달 따겠다"고 각오를 불태웠다.

뜻대로 됐다. 8강에서 티아구 고메스(브라질)을 꺾었고,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사무엘 본 아이넴(호주)을 제압했다. 그리고 결승에서도 이겼다. 1세트를 내주기는 했으나 내리 3개 세트를 따내며 정상에 섰다. 꿈을 이뤘고, 한을 풀었다. 동시에 한국 탁구도 마침내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파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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