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가스공사 수년 만에 ‘유의미한 수준’ 법인세 낸다

이의재 2024. 9. 6.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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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공기업의 양대 산맥인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올해 나란히 수백억원대의 법인세 중간예납분을 신고했다.

5일 국민일보 취재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상반기 법인세 중간예납으로 237억원을 조세 당국에 신고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20년 법인세 결정세액이 1168억원에 이르렀던 한전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합계 1억8527만원을 납부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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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중간예납분 237억·379억 신고
전기·가스 요금 수차례 오른 덕분
부채 여전해 추가 인상 불가피


에너지 공기업의 양대 산맥인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올해 나란히 수백억원대의 법인세 중간예납분을 신고했다. 이들이 유의미한 액수의 법인세를 내는 것은 각각 4년, 7년 만에 처음이다.

5일 국민일보 취재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상반기 법인세 중간예납으로 237억원을 조세 당국에 신고했다. 한전이 지난 상반기 별도 기준 13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2020년 이후 처음 흑자로 전환한 영향이다. 한전은 지난해 4분기(3조7581억원)와 올해 1분기(5928억원)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가 지난 2분기 다시 456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한전이 제대로 법인세를 납부하는 것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20년 법인세 결정세액이 1168억원에 이르렀던 한전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합계 1억8527만원을 납부하는 데 그쳤다. 이조차도 토지·자산 등 매각으로 발생한 양도소득에 대한 세금이었다. 한전은 해당 기간 34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해 영업 실적에 대한 법인세가 발생하지 않았다.


가스공사도 상반기 중간예납으로 법인세 379억원을 신고했다. 상반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기록한 4692억원의 순수익에 미수금 등에 대한 세무 조정분을 반영한 결과다. 가스공사가 제대로 된 법인세를 낸 것은 2017년(2866억원)이 마지막이다. 알리오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가스공사의 법인세 결정세액은 최대 2311만원(2021년)에 불과했다.

그동안 가스공사는 영업 흑자를 냈을 때도 사실상의 ‘외상값’인 미수금이 늘어나고 있어 세액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미수금이 소폭 감소해 법인세를 내게 됐다는 것이 공사의 설명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그동안은 미수금이 계속 늘어나 세법상 수익이 쭉 마이너스였는데, 올해 상반기엔 미수금이 아주 약간 줄어 (법인세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에너지 공기업의 법인세 ‘정상 납부’는 국내 전기·가스 요금이 최근 수차례 오르는 한편 국제 에너지 가격은 다소 안정을 찾은 덕분이다. 하지만 에너지 당국은 그간 쌓인 재무 부담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전의 부채 규모는 여전히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0조원이 넘는다. 가스공사도 40조원대의 부채와 15조원에 달하는 미수금을 짊어지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하절기가 지나고 전기요금 정상화 수준과 시점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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