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불안·번아웃… “숲에서 마음 건강 돌봐요”

김용헌 2024. 9. 6.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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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불암산 산림치유센터.

조지녀 산림치유지도사는 "눈을 감고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에 집중해 보라"고 말했다.

서울형 정원처방 프로그램을 체험하기 위해 치유센터에 모인 참가자들은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겼다.

프로그램은 노원구 불암산 산림치유센터, 관악구 관악산 치유숲, 용산구 용산가족공원 등 서울 내 숲·공원 7곳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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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정원처방 프로그램 운영
자연 활용 선진국선 이미 실행
대상자별 맞춤형으로 2시간 진행
서울 노원구 불암산 산림치유센터에서 지난달 27일 서울형 정원처방 프로그램을 체험 중인 시민들이 명상에 잠겨있다. 서울시 제공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불암산 산림치유센터. 조지녀 산림치유지도사는 “눈을 감고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에 집중해 보라”고 말했다. 서울형 정원처방 프로그램을 체험하기 위해 치유센터에 모인 참가자들은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겼다.

조 지도사는 명상을 마친 참가자들을 이끌고 ‘소리샘길’로 향했다. 50m쯤 되는 이 길엔 유칼립투스, 수국, 체리세이지 등 나무와 꽃들이 가득했다. 조 지도사는 “체리세이지 잎을 문질러 향을 맡아보라”고 말했다. 한 참가자는 “잎에서 자몽차 향기가 난다”며 풀 냄새를 맡았다. 참가자들은 이어 수국 삽목, 찻잎 덖기, 불암산 보며 누워있기 체험 등 정원처방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체험을 마친 참가자들은 “평안함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참가자들은 체험 후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도 ‘불안감이 있나요’, ‘스트레스로 힘든가요’ 등의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다. 조 지도사는 “초록색 산자락과 식물을 보기만 해도 불안은 줄어든다”며 “이것이 정원처방의 힘”이라고 말했다.

정원처방은 서울시가 고립·은둔 청년, 경증 치매환자, 번아웃 청년 등의 정신 건강 회복을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11월까지 시범운영된다. 시가 정원처방을 기획하게 된 것은 우울감,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시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시민 52.5%가 정신 건강 문제를 겪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고립·은둔청년도 지난해 기준 12만9000명으로 추산된다.

시는 정원이 가진 치유 효과에 주목했다. 시 관계자는 “정원 감상은 도시 경관 감상보다 불안 수준을 20%, 부정적인 기분을 11%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자연을 활용한 처방은 독일·영국·뉴질랜드·미국·캐나다 등에서 이미 시행 중이다. 독일엔 자연 처방으로 연간 4조원의 의료비를 절감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정원처방 프로그램은 약 2시간 진행되며, 대상자별 맞춤형으로 구성된다. 고립·은둔 청년은 웃음 치유, 암벽 등반, 자세 교정 등을, 경증 치매환자는 식물 이름 외우기, 정원 조성 등을 하게 된다. 번아웃 청년은 원예, 정원 산책 등을 하며 마음을 돌본다.

프로그램은 노원구 불암산 산림치유센터, 관악구 관악산 치유숲, 용산구 용산가족공원 등 서울 내 숲·공원 7곳에서 진행된다. 치매안심센터, 서울광역청년센터, 청년기지개센터 등에서 정원처방 대상자 351명을 모집한다. 프로그램은 모두 무료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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