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아수라의 길
2024. 9. 6. 00:02
〈본선 4강전〉 ○ 박정환 9단 ● 딩하오 9단
장면②=AI 이전에 대사백변(大斜百變)이란 말이 있었다. 외목에서 눈목자로 씌울 때 발생하는 대사정석이 백 가지 천 가지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의미였다. 변화가 무궁무진하면서도 한 수 삐끗하면 나락에 빠지고 마는 악명 높은 정석이었는데 지금은 다 사라졌다. 비슷하게 복잡한 ‘큰 눈사태형’도 이젠 안 보인다. 대신 지금 이어지는 무서운 정석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백2로 젖히고 4로 호구하는 수가 중요한 포인트다. A의 한 방이 아프지만 그걸 감수한다. 흑은 5로 젖혀 귀를 공략하고 백도 6으로 이어 삶을 모색한다. 이때가 기로다. 타협할 것인가. 아니면 아수라의 길로 달려갈 것인가.
◆AI 정석=흑1의 단수는 예정 코스. 백2로 이을 때 흑3에 지키면 11까지 타협이 이루어진다. 이젠 많은 실전 탓에 비교적 낯익은 정석이 나타난다. 흑11 이후 백A로 귀는 빅. 선수를 잡은 백이 B로 끊으면 쌍방 팽팽한 진행이 된다.
◆실전 진행=딩하오 9단은 흑1을 선수한 뒤 A로 지키는 대신 3으로 달려가는 아수라의 길을 선택했다. 혼돈이다. 프로들도 내심 두려워하는 바로 그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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