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10년만의 공식 복귀전서 고전…팔레스타인과 0-0 무

박병희 2024. 9. 5.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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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랭킹 96위' 약체 상대로 무득점
손흥민·이강인 결정적 기회 잇따라 놓쳐

홍명보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한국 축구 대표팀이 비교적 쉬운 상대로 여긴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첫 경기를 무승부로 마쳤다.

축구 대표팀은 5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첫 경기에서 팔레스타인과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팔레스타인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B조 6개국 중 두 번째로 낮은 96위로 한국(23위)보다 73계단 낮고 홈경기인 만큼 당연히 승리를 예상했지만 대표팀의 중심인 손흥민과 이강인이 골이나 다름없는 상황을 잇달아 놓치며 승점 1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홍 감독은 4-2-3-1 전술로 팔레스타인을 상대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좌우 공격을 맡고 최전방 공격수에는 주민규가 기용됐다. 2선 중앙은 이재성이 맡았다. 정우영과 황인범이 중원을 책임지고 포백 수비는 설영우, 김영권, 김민재, 황문기가 맡았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홍명보 감독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첫 경기에서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긴 뒤 아쉬워하는 주장 손흥민을 다독이고 있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전반 경기는 답답했다. 한국의 첫 슈팅이 전반 17분에야 나올 정도였다.

오히려 전반 22분께에는 최종적으로 오프사이드로 판명 났지만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을 내주기도 했다. 팔레스타인이 프리킥 이후 헤더 두 번으로 골문 안으로 공을 집어넣었지만 첫 번째 헤더가 오프사이드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골이 취소됐다.

전반을 무기력하게 마친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최전방 공격수를 주민규에서 오세훈으로 교체했다. 후반 13분에는 이재성을 빼고 황희찬을 투입하면서 공격의 고삐를 좼다.

후반은 공격이 활기를 띠었다. 수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기도 했지만 끝내 골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 15분 손흥민이 중앙에서 상대 수비수를 잔뜩 유인한 뒤 오른쪽에서 쇄도하던 이강인에게 공을 연결했다. 상대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이강인은 왼발로 공을 감아 찼으나 아쉽게 골대 상단을 크게 넘어가고 말았다.

후반 25분에는 이강인이 상대 아크 바로 바깥에서 드리블을 하면서 상대 반칙을 유도해냈다. 결정적인 프리킥 상황에서 이강인이 왼발 감아차기를 시도, 유효 슈팅을 날렸으나 공이 다소 중앙으로 향하면서 상대 골키퍼가 쳐냈다.

후반 34분에는 이강인이 상대 수비를 한 번에 무너뜨리는 롱패스를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손흥민이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는 듯했으나 손흥민이 터치한 공이 다소 길게 흐르면서 허무하게 상대 골키퍼에게 공이 안기고 말았다.

손흥민은 후반 42분에는 더욱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상대 골키퍼까지 제친 뒤 텅 빈 골문을 향해 슛을 날렸으나 어이없게도 공은 오른쪽 포스트를 강하게 때린 뒤 튕겨 나왔다.

한국은 이후 거세게 상대를 몰아붙였으나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막판에는 상대 역습에 거듭해서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대표팀 사령탑 복귀 과정에서 팬들의 빈축을 산 홍명보 감독은 10년 만의 대표팀 사령탑 공식 복귀전에서도 씁쓸한 결과를 받아들이고 말았다. 홍 감독이 정식 감독으로 대표팀을 지휘한 건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벨기에와 경기(0-1 패)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이날 월드컵 경기장을 채운 관중들은 홍명보 감독이 카메라에 잡힐 때마다 야유를 보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첫 경기에서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긴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이날 경기는 대표팀 홈경기로는 11개월 만에 매진에 실패했다. 이날 입장 관중은 5만9579명이었으며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4598석이 판매되지 않은 채 남았다. 국내에서 열린 축구 대표팀의 홈 경기 입장권이 매진되지 않은 건 지난해 10월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은 18개 팀이 참가, 6개 팀씩 3개 조로 각 팀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팀당 10경기를 치른다. 그 결과 상위 2개 팀이 본선행을 확정하며 각 조 3, 4위 팀은 4차 예선을 통해 본선 진출 여부를 가린다.

홍명보호는 한국 시간으로 오는 10일 오후 11시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오만과 3차 예선 두 번째 경기를 한다. 홍명보호는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 오만 무스카트로 이동할 예정이다.

한편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이날 A매치 출전 128경기를 기록해, 이영표(127경기) 해설위원을 제치고 A매치 최다 출장 단독 4위로 올라섰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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