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왜 이걸 하나? "염치 없지만 응원과 사랑 부탁해요"…'韓 캡틴' 고개 숙이며 호소

권동환 기자 2024. 9. 5.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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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경기 후 팬들에게 사죄와 감사를 표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아시아 지역 3차예선 B조 1차전에서 0-0 충격적인 무승부를 거뒀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노리는 FIFA 랭킹 23위 한국은 3차예선에서 이라크(55위), 요르단(68위), 오만(76위), 팔레스타인(96위), 쿠웨이트(136위)와 함께 B조에 속했다.

C조에서 1~2위를 차지하는 팀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고, 조 3~4위는 아시아 예선 플레이오프에 참가해 본선 진출팀을 결정한다. 3차예선 조 편성이 끝난 후 한국은 중동 5개국과 한 조에 묶였는데, 아시아 강호들을 피하면서 어렵지 않게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이 3차예선 첫 번째 상대로 만난 건 팔레스타인이다. 한국과 팔레스타인은 역사상 처음으로 A매치를 가졌는데, FIFA 랭킹 차이가 크고 한국의 홈경기인 만큼 홍명보호가 낙승을 거둘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결과는 홍명보호의 충격적인 0-0 무승부였다. 이날 홍명보호는 손흥민을 포함해 이강인(PSG),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이재성(마인츠) 등 최정예 멤버들을 내세웠지만 골을 넣는데 실패했다.

경기는 홍명보호가 지배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한국의 공 점유율은 75%나 됐고, 슈팅 숫자도 16 대 10으로 팔레스타인보다 훨씬 더 많았다.

문제는 결정력이었다. 후반 43분 손흥민의 슈팅이 골대를 때리거나 좋은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 불운이 따르긴 했지만 이날 홍명보호는 4차례 정도 결정적인 득점 찬스가 있었지만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면서 안방에서 팔레스타인과 비기는 굴욕을 맛봤다.

팔레스타인전 무승부는 경기 전부터 뜨거웠던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은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홍 감독 선임을 단행해 붉은 악마들을 분노케 했다.

홍 감독 선임 외에도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팔레스타인전부터 일방적으로 티켓 가격을 인상했다. 붉은악마가 앉는 레드석의 경우 3만 5000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됐다. 당시 협회는 붉은악마와 사전 협의를 거쳐 가격을 올렸다고 했는데 붉은악마는 가격 인상을 인지했지만, 일방적인 통보였다고 주장했다. 

팬들은 분노는 경기장에서 고스란히 나왔다. 팬들은 홍 감독과 협회를 비판하는 문구가 적혀 있는 걸개를 준비했고, 전광판에 홍 감독이 잡힐 때마다 거센 야유를 보냈다. 또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자 경기장에 야유가 쏟아졌다.

팬들의 분노가 거세지자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진화에 나섰다. 손흥민은 '쿠팡플레이'와의 인터뷰에서 "동료들이 많이 희생해서 얻은 기회를 날려 미안하다"라며 "오늘 경기는 반성을 해야 한다.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다가오는 오만 원정에 대해선 "오늘보다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라며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만큼 팀적으로 발 맞춰 좋은 모습을 보여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부탁하는 질문엔 "팬들 입장을 내가 대변할 수 없다.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라며 "기대치가 있으시고 생각하시는 게 있을 거라고 본다. 현재 주어진 환경 속에서 감독 밑에서 원하는 축구를 해야 하는 건 선수들 몫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정이 난 일이기에 팬들의 진심 어린 응원과 성원이 선수들에게 필요하다.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원동력이다"라며 "주장으로서 염치 없지만 받아들여주시고 앞으로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3차예선 첫 번째 경기를 무승부로 마친 손흥민과 홍명보호는 오는 10일 오후 11시 오만 무스카트에 위치한 술탄 카부스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오만과 3차예선 2차전을 가진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박지영 기자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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