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 1년째 없는 팔레스타인 골키퍼 “한국 상대 승점 딴 것 자랑스러워”

5일 경기 후 기자회견에 임한 마크람 다부브 팔레스타인 감독(왼쪽)과 골키퍼 라미 하마드. 사진=김영건 기자

한국의 공세를 막아낸 팔레스타인 골키퍼가 홍명보호를 상대로 승점 1점을 딴 것에 기뻐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1차전 팔레스타인과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날 경기는 2014년 7월 브라질 월드컵 실패로 경질됐던 홍 감독의 10년 만의 대표팀 복귀전이었다. 홍 감독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투명한 행정, 부족한 전술 등 수많은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일단 첫 경기를 치렀다.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이기에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의 우세를 점쳤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졸전 끝에 팔레스타인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6만 관중(5만9579명)이 들어선 홈 경기였기에 충격은 더 했다.

팔레스타인 입장에서는 최고의 결과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임한 마크람 다부브 팔레스타인 감독은 “무승부라는 좋은 결과를 가져와서 행복하다”고 기뻐했다. 

이날 한국 슈팅을 모조리 막아낸 팔레스타인 골키퍼 라미 하마드는 “소속팀 없이 1년 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동료들과 개인 훈련만을 가졌다. 잘 준비해서 오늘 경기를 치렀다. 승점 1점을 챙길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부브 감독은 “좋은 멘탈을 가진 선수들이 있다. 팔레스타인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팬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승점 1점을 딸 수 있어서 행복하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우리를 존중해준 한국 팬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하마드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경기장에 와준 것 자체로 고맙다. 꿈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내고 싶다. 무소속 선수도 좋은 퀄리티를 보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무승부에 대해 다부브 감독은 “경기 결과는 아쉽다. 체력적으로 준비가 된 상태가 아니었다. 후반 들어 걱정이 많았다. 원정 경기고, 한국 홈 경기라 어려울 거라 판단했다. 그럼에도 선수들이 전술적으로 잘 띠라왔다. 원했던 퍼포먼스가 나왔다. 두 팀 모두에게 공정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