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전] 이강인만 홀로 빛났다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이강인만 홀로 빛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을 치러 팔레스타인에

한국은 4-2-3-1 전형으로 나섰다. 주민규가 최전방에 위치했고 손흥민, 이재성, 이강인이 공격을 지원했다. 황인범과 정우영이 중원을 구성했고 설영우, 김영권, 김민재, 황문기가 수비라인을 구축했으며 조현우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선발 명단은 지난 1년 대표팀에서 봐왔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즉 홍 감독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의미였다.

이날 이강인은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장해 종횡무진 활약했다. 공격적으로 높게 올라서는 황문기 덕분에 비교적 중앙으로 파고 들어가는 플레이를 하기 수월했다. 게다가 황인범도 적극적으로 오른쪽 공격을 지원해줬기 때문에 이강인은 사실상 프리롤처럼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경기 영향력도 단연 으뜸이었다. 손흥민과 설영우가 있던 왼쪽이나 이재성이 있는 중앙에서 상대적으로 공격이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빛나는 측면도 있었다. 이강인은 수시로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반대편으로 전환하는 패스와 수비 뒷공간을 찌르는 패스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특유의 드리블로 팔레스타인 수비를 벗겨내는 장면도 여럿 나왔다.

전반 막판부터 이강인이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했다. 전반 41분 페널티박스에서 감각적인 드리블로 뭉쳐있던 상대 수비를 단번에 벗겨낸 뒤 슈팅을 가져갔고, 라미 하마다가 이를 잡아냈다. 전반 43분에는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황인범에게 기가 막힌 패스를 공급했고, 황인범은 훌륭한 개인기로 수비를 벗겨낸 뒤 슈팅해 옆그물을 흔들었다.

후반에도 이강인의 영향력은 엄청났다. 전반 내내 후방 빌드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강인은 중원까지 가담해 공격 전개를 도왔다. 이 과정에서 훌륭한 침투패스도 여럿 구사했다. 대표적인 장면이 후반 42분 나왔는데, 이강인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뒷공간을 노리는 손흥민에게 정확한 롱패스를 줬고, 손흥민이 하마다 골키퍼까지 제쳐냈으나 마지막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며 이 경기 가장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무위로 돌아갔다.

그밖에 이강인은 역습 기회에서 연달아 번뜩였으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데 실패했다. 후반 추가시간 3분 역습 상황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며 시도한 회심의 슈팅마저 하마다 골키퍼 정면으로 가며 한국에 승점 3점을 선사하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홍 감독의 무전술 속에서도 이강인이 분전한 건 분명하며, 만약 전술적 뒷받침이 이뤄졌다면 이강인은 분명 한국에 승리를 안길 수 있었을 것이다.

사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