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관중 앞 망신’ 홍명보호, 졸전 끝 팔레스타인전 무승부

5일 10년 만의 복귀전에서 졸전을 펼친 홍명보 감독. 사진=유희태 기자

홍명보 감독이 10년 만의 복귀전에서 망신당했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1차전 팔레스타인과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날 경기는 2014년 7월 브라질 월드컵 실패로 경질됐던 홍 감독의 10년 만의 대표팀 복귀전이었다. 홍 감독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투명한 행정, 부족한 전술 등 수많은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일단 첫 경기를 치렀다.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이기에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의 우세를 점쳤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졸전 끝에 팔레스타인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6만 관중(5만9579명)이 들어선 홈 경기였기에 충격은 더 했다.

관심이 집중된 첫 경기. 4-3-3을 꺼낸 홍 감독은 손흥민과 이강인, 주민규로 공격진을 꾸렸다. 중원은 이재성, 황인범, 정우영이 책임졌다. 설영우, 김영권, 김민재, 황문기가 수비진을 구축했다. 황문기는 이날 경기를 통해 A매치 데뷔전을 가졌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상대적 약팀인 팔레스타인 상대로도 총력전을 펼친다는 각오가 드러난 선발 명단이었다.

의도와 달리 한국은 전반 내내 팔레스타인에 고전했다. 전반 3분 결정적인 위기를 맞기도 했다. 문전 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가까스로 조현우가 잡아냈다. 이후에도 한국은 공을 점유하긴 했으나 팔레스타인의 빠른 역습을 막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21분 팔레스타인에 일격을 맞을 뻔했다. 황인범이 위험 지역에서 옐로우 카드를 받는 거친 파울을 범했다. 프리킥 기회를 잡은 팔레스타인은 골문에서 경합을 통해 한국 수비진을 뚫었고, 골문을 열었다. 다만 곧바로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골이 취소됐다. 한국이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팔레스타인에 맞기만 했던 한국은 40분 이강인을 통해 이날 경기 첫 유효 슈팅을 만들었다. 이강인은 좋은 드리블을 통해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이어 강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은 전반 남은 시간 이렇다 할 공격을 보이지 못하며 전반을 0-0으로 끝냈다.

홍 감독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주민규를 빼고 오세훈을 투입, 최전방 변화를 꾀했다. 그럼에도 기회를 만들지 못하자, 후반 12분 이재성을 부르고 황희찬을 넣었다. 원활한 볼 전환을 위해 이강인이 중앙으로 내려오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팔레스타인 문전을 노리던 한국이 후반 14분 결정적인 기회를 날렸다. 박스에서 손흥민이 이강인에게 패스를 건넸다. 이강인은 왼발 발리 슈팅을 가져갔지만 골대 위로 떴다. 기세를 탄 한국은 후반 18분 이강인의 크로스에 이은 오세훈의 헤더로 유효 슈팅을 만들었다.

이강인은 후반 25분 페널티 아크 바로 앞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직접 나서 절묘한 왼발 슈팅을 때렸지만, 골키퍼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한국은 한 끗 차로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 34분 이강인이 환상적인 킬패스를 손흥민에게 찔렀다. 하지만 손흥민의 터치 미스로 기회를 놓쳤다.

여기서 손흥민이 또다시 찬스를 흘렸다. 후반 41분 후방 지역 로빙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골키퍼를 제친 뒤 넘어지면서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그러나 이 공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역으로 1대1 기회를 내주기도 했다. 조현우의 선방이 나왔기에 망정이지 홈에서 패할 수도 있던 상황이다. 결국 한국은 팔레스타인과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결과로 보여줘야 할 홍 감독은 6만 관중에게 졸전을 보였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