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유가, 미국발 ‘R의 공포’ 탓?… ‘빅컷’ 기대감↑

김준희 2024. 9. 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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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경제 지표 발표 이후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제 유가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산유국들이 다음 달로 예정한 증산 계획을 철회할 것이라는 호재보다 글로벌 수요 약화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한 결과다.

미국에서 경기 침체 우려를 뒷받침하는 고용지표 등이 공개된 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빅컷(0.50% 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도 경기침체 우려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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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70달러 아래로… 3거래일 연속↓
‘전망치 이하’ 부진한 미 고용지표 탓
시장에선 빅스텝 가능성 45%

미국과 중국의 경제 지표 발표 이후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제 유가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산유국들이 다음 달로 예정한 증산 계획을 철회할 것이라는 호재보다 글로벌 수요 약화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한 결과다. 미국에서 경기 침체 우려를 뒷받침하는 고용지표 등이 공개된 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빅컷(0.50% 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1.14달러(1.62%) 빠진 배럴당 69.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9%가량 빠졌다. 종가 기준으로 WTI가 70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해 12월 13일(69.47달러) 이후 처음이다.

같은 날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1.42% 하락한 배럴당 72.70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6월 27일(72.26달러) 이후 가장 낮다.

시장에서는 미국발 ‘R의 공포(경기침체 공포)’를 유가 하락 원인으로 지목한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며 주요 소비국들의 석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내년에 원유 재고가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도 유가를 누르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유국들이 다음 달로 예정된 원유 증산 계획을 철회하는 합의에 근접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지만 유가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동맹국으로 구성된 오펙플러스(OPEC+)는 다음 달로 계획했던 증산 계획 철회 합의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 등에 대응하려는 조치로 분석된다.

이날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도 경기침체 우려를 강화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7월 구인 건수는 767만건을 기록했다. 전월 790만건보다 23만건 줄었을 뿐만 아니라 시장 전망치(810만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2021년 1월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7.2로 기대치(47.5)를 밑돈 데 이어 구인 건수까지 저점을 기록한 것이다.

여러 지표 발표 후 시장에서는 연준의 빅컷 가능성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44%로 전날 38%에서 상승했다. 연준이 금리 결정 시 고용시장을 중요하게 고려하겠다고 밝힌 상태에서 고용지표 부진이 빅컷 기대감을 키웠다.

웰스파고의 이코노미스트들은 “7월 구인 데이터는 진행 중인 고용시장 둔화가 끝날 조짐을 거의 보여주지 않았다”며 “이 지표는 고용시장이 더이상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 압력의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연준에 재확인시켜 줬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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