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미 시집 ‘우리는 이어져 있다고 믿어’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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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우리는 이어져 있다고 믿어'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문학동네시인선 219번으로, 첫 시집 '양파공동체', 두 번째 시집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에 이어 5년 만의 신작이다.
손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녹록지 않은 세계 속에서도 타인과의 연결을 도모하는 노력의 과정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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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우리는 이어져 있다고 믿어’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문학동네시인선 219번으로, 첫 시집 ‘양파공동체’, 두 번째 시집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에 이어 5년 만의 신작이다.
손 시인은 우리 현대시사의 거장 김수영 시인의 이름을 딴 ‘김수영문학상’을 32번째로 수상한 바 있다. 손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녹록지 않은 세계 속에서도 타인과의 연결을 도모하는 노력의 과정을 담았다.
그 연결은 비록 매끈한 접합이 아니라 쓰라리고 불편한 흉터를 남기는 봉합에 가까울지라도, 갖가지 ‘너’와 ‘나’의 만남이 축조해낸 거친 구조물이 ‘우리’의 삶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만든다.
1부 ‘마주보면서 멀어진다’에는 주로 ‘너’의 안부를 묻고 확인하려는 ‘나’의 시도가 담겨 있다. 2부 ‘별처럼 터진 몸들에게’는 인간이 인간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야기하는 폭력을 다룬다.
이 같은 고뇌는 3부 ‘잉크는 번지고 커지고 거대해져’를 통해 시 쓰기로 발화되기 시작한다. 3부를 여는 시 ‘불면’에서 “이렇게 사는 게 맞습니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푸른 멍 위에 치열하게 눌러쓴 듯한 시편들이 이어진다.
편집자와의 사전 인터뷰에서 손 시인은 “살아 있던 사람이 한순간에 죽어버리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는 경험을 이야기하며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게 된 이들의 흔적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4부 ‘세계의 빙과들이 녹는다’에는 현실의 경계 너머를 응시하고자 하는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손 시인은 “정말 오랜만에 내는 시집이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시에 집중하지 못한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더욱 출간을 고대했다”면서 “시를 쓰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시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하게 깨닫게 됐다. 직장에 다니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깨지고 빠져나오면서 피투성이가 된 과정들이 묻어 있는 시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이가 들며 주변의 죽음을 많이 목격했다. 그 과정에서 경험한 감정들이 고여 자연스럽게 시가 됐다. 사라짐은 실종의 형식이지 증발의 형식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사람의 모양을 버리고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게 된 이들의 흔적을 찾고 싶었다. 이 역시 ‘이어져 있다’는 믿음의 방식이겠다”고 덧붙였다.
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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