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CEO 인사시즌 시작…최고실적에도 '좌불안석'
5대 은행장 전원도 올해 임기 종료
'역대 최고' 실적에도 내부통제 변수
우리·농협은행 교체 유력
[한국경제TV 전범진 기자]
<앵커> 은행권이 이달부터 올해로 임기가 종료되는 CEO들에 대한 후임 선정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올해는 주요 은행 대다수가 임기를 마치는 만큼 '시끄러운' 인사시즌이 예상됩니다.
은행권이 지난 몇 년간 역대급 실적을 올리며 다수의 CEO들이 연임을 희망하고 있지만, 최근 쏟아지고 있는 금융사고와 내부정치가 연임과 퇴진을 가르는 진정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전범진 기자입니다.
<기자> SC제일은행이 오늘과 내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행장 후보를 선임합니다.
내일 결정될 행장 후보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현직 은행장 중 가장 긴 10년의 임기를 수행해온 박종복 행장의 뒤를 잇게 됩니다.
제일은행을 시작으로 은행권에선 CEO 선임 절차가 속속들이 시작됩니다. 우선 74억 총자산 수협은행에선 강신숙 행장의 11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차기 행장 선출을 위한 후보 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강 행장이 연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후보 추천권을 갖고 있는 해양수산부와 금융위원회가 내세우는 후보들과의 3파전이 펼쳐질 전망입니다. 올해 인사시즌을 향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은행권 총자산의 70%를 차지하는 5대 시중은행 행장 전원의 임기가 종료되기 때문입니다.
이들 가운데 두번째 임기를 마친 이재근 국민은행장을 제외한 4명의 행장들은 모두 이번이 첫 임기인 만큼 전원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금융권에선 보고 있습니다.
특히 현 행장들은 재임 기간 동안 각 은행의 창립 이래 최고 실적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실적 측면에선 연임 도전의 근거가 충분합니다.
다만 금융권 내부에선 CEO 연임 여부는 실적보다는 금융사고와 내부 지배구조가 가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올해 우리은행 내부에서 적발된 횡령과 부당대출 등 내부통제 관련 사고만 3건, 총 피해 규모가 1,000억원이 넘어간다는 점에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중앙회와 금융지주, 은행으로 이어지는 '옥상옥' 구조를 갖춘 농협에선 금융지주 회장과 행장 모두가 교체되는 '물갈이'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올해 중앙회장에 선출된 강호동 회장이 증권사 대표 선임을 두고 충돌한 이석준 NH금융지주 회장은 물론, 이석용 행장에 대한 동시 교체를 추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입니다.
강 회장은 취임 이후 "금융사고가 발생한 계열사 대표의 연임을 제한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금융지주 이사회를 교체하는 등 인사권 강화 작업을 벌인 것도 이 같은 예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이 지난달 일찌감치 이사회를 열고 CEO 선임 절차를 시작한 가운데,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모두 이번달 내로 이사회에서 승계 안건을 다룰 방침입니다.
CEO 선임의 최종 변수는 금융당국의 의사입니다.
당국이 과거 행장은 물론 금융지주 회장 인사에서도 공개적으로 특정 인사를 반대하며 끝내 선임을 좌절시켰던 것을 떠올려보면, 인사의 키는 각 은행의 이사회만큼이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있다는 평가입니다.
한국경제TV 전범진입니다.
영상편집 김정은 CG 손지영
전범진 기자 forward@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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