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경기둔화 지역 증가"…R의 공포에 '빅컷' 가능성 커진다
미국발 ‘R(Recession·경기침체) 공포의 그림자가 짙어진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미국 경제가 둔화했다'고 진단한 데 이어 노동시장엔 냉각 신호가 켜지면서다.
Fed가 4일(현지시간) 발표한 ’8월 경기 동향 보고서(베이지북)‘에 따르면,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 중 9곳에서 경제 활동이 정체되거나 둔화됐다. 지난 7월 보고서의 5개 지역보다 4곳 더 늘었다. 노동시장에선 구직자가 일자리를 구하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Fed는 “고용주들이 수요에 대한 우려와 불확실한 경제 전망을 이유로 고용에 신중했다”고 진단했다. 베이지북은 Fed가 FOMC 회의 2주 전에 내놓은 경기 진단으로 금리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자료다.
전날(3일 현지시간) 제조업 경기가 위축됐다는 신호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도 추가됐다. 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공개한 7월 구인ㆍ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7월 구인 건수는 767만3000건이다. 시장 전망치(809만 건)보다 낮고, 한 달 전(791만 건)보다 23만7000건 감소했다. 기업들이 2021년 1월 이후 3년6개월 만에 일자리 채용(구인)이 가장 적었다. 반면 해고는 176만2000건으로 전월 대비 20만2000건 증가했다.
R의 공포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엔화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연 3.836%)보다 0.077%포인트 하락(채권값 상승)한 연 3.759%에 장을 마쳤다. 올해 들어 가장 낮다. 달러 대비 엔화값은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3시 30분 기준 143.08엔에 거래됐다. 이달 초(146.92엔)와 비교하면 사흘 만에 달러당 3.84엔(2.6%) 뛰었다.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금리인하 속도다. 미국의 경제 침체가 현실화되면 Fed는 한국시간으로 19일 새벽 과감히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5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이달 빅컷에 나설 확률은 45%로 전날(41%)보다는 4%포인트, 일주일 전(34%)보다 11%포인트나 올랐다.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일주일 전 66%에서 55%로 낮아졌다.
빅컷을 결정할 ‘마지막 퍼즐’은 6일 밤(한국시간) 공개될 8월 고용 보고서다. 비농업 고용이 10만 건을 밑돌거나 실업률이 예상치(4.2%)를 크게 웃도는 4.4~4.5% 이상으로 오를 경우 빅컷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각국 중앙은행도 경기둔화 조짐에 기준금리를 인하해 돈을 풀고 있다. 캐나다중앙은행(BOC)은 지난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4.5%에서 연 4.25%로 인하했다. 지난 6월 인하에 나선 이후 세 번째다. CNBC 등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등도 이달 기준금리 인하 행렬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이후 미국 달러 대비 자국 통화가치가 과도하게 높으면 수출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로 풀이된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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