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4당 대표 만나 반도체 보조금·규제 해소·에너지 부족 언급(종합)
"국가차원 AI 전략 부족한 것 같다" 지적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5일 국회에서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 대표를 만나 규제 해소와 에너지 문제, 반도체 직접 보조금 등을 요청했다. 이에 4당 대표는 초당적 협력과 요청 사항을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답을 내놓았다.
최 회장은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가장 먼저 만났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최 회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나 첨단산업 분야에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한데 재생에너지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딱히 원자력 발전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었고, 재생에너지만으로 부족하니 원자력 등 다른 에너지원에 대해서도 충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곽 수석대변인은 "최 회장이 지역 사업의 규제를 풀어야 청년 문제, 교육격차, 지역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지역 사업과 관련한 규제를 해소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한 대표는 "규제 개혁 부분도 많이 듣고 함께 대화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최 회장은 또 AI와 관련한 국가 차원의 전략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AI기본법이 발의됐는데, 야당과 성실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아울러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원사들이 건의한 규제 관련 의견들을 국회에 전달할 계획이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최 회장은 이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만나 반도체 분야에 대한 국가의 직접 보조금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최 회장과 조 대표의 만남 이후 기자들과 만나 "최 회장이 다른 경쟁국들은 대부분 있는데 우리나라만이 직접 보조금이 없다고 말했다"며 "이 부분에 대한 조국혁신당의 협력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직접 보조금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반하는 것 아니냐는 조 대표의 질문에 최 회장은 "사실상 유명무실화 됐다"며 "직접 보조금이 있을 경우 우리나라 기업들, 삼성 SK 등 기업뿐만 아니라 외국의 기업을 유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하는데 유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당론으로 반도체특별법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는 특별법에 반도체 보조금 직접 지원 조항이 담기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도 면담했다. 이 대표는 "제가 며칠 전 한 대표와 우리 산업의 핵심 산업인 AI,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 방안들을 함께 연구하고 추진해보자는 말을 나눴다"며 "저희가 최대한 신속하게 그 길을 열어가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신속하게 자리 잡도록 지원도 하고 협력도 했는데, 전력 문제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 안타까운 생각"이며 "앞으로는 AI 산업이 엄청난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로 전환, 탄소제로 사회로의 전환이 대한민국에 큰 과제를 던지고 있는 것 같다. 가능한 대안에 대한 말씀을 들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와 최 회장은 이후 비공개 면담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량과 수급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면담의 99%가 에너지와 관련된 것이었고, 신재생 에너지의 흐름과 원자력 에너지를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한 의견이 있었다"며 "두 분이 어떤 결론을 내린 건 아니고 현재 제기되는 에너지 문제에 대해 공유하고 교감하고 동향을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마지막으로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를 찾았다. 허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최 회장이 특별히 관심을 가진 반도체특별법 등에 대해 개혁신당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많았으면 좋겠다. 경제계와 소통 플랫폼을 구축해서 개혁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소중한 첫걸음이 되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제 정기국회가 시작하니 여의도에서부터 바람이 많이 불었으면 좋겠다"며 "지금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고 들었다. 경제계에서도 더 나은 개혁을 위해 큰 용기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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