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취업자 10명 중 4명 "건강 허락하는 한 은퇴 안한다"

나상현 2024. 9. 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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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2023 마포구 노인 일자리 박람회'에서 한 노인이 구직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령 취업자 10명 중 4명은 은퇴 생각 없이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일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가 심화되고 본격적인 연금개혁 추진계획까지 발표되면서 정년 연장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6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2년 고령화연구패널(KLoSA) 기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50대 이상 취업자 패널에게 은퇴 계획을 물어본 결과, 38.8%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은퇴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59세 이하는 31.8%인 반면, 60~64세 34.2%, 65~69세 41.2%, 70~74세 50.4%, 75~79세 44.2%, 80세 이상 53.3% 등 연령이 높아질수록 끝까지 일하겠다는 비중도 대체로 커졌다.

정근영 디자이너


은퇴를 미리 계획하는 경우엔 평균 71.8세에 일을 그만두고자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법정 정년(60세)보다 12년 가까이 더 일하고 싶어 한다는 의미다. 특히 80세 이상 초고령 취업자의 경우 평균 86.8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고령층이 더 일하고 싶어하는 데엔 소득 문제가 크다. 가구소득을 4분위로 나눴을 때 상위 25%에 속하는 4분위 응답자는 은퇴 계획 연령을 평균 69.7세로 답했지만, 하위 25%에 해당하는 1분위 응답자들은 평균 77.2세로 답했다. 생계를 위해 불가피하게 취업 시장에 남아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취업자들이 실제로 은퇴하는 연령도 법정정년보다 높았다. 조사에 따르면 신규 은퇴자의 평균 은퇴연령은 68.1세로 나타났다. 정년을 지났더라도 재고용을 통해 계속고용을 이어가는 고령 취업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김경희 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한국은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해 근로 상한 연령이 굉장히 높고, 은퇴 이후에도 근로 기간이 길다”며 “이중에서도 여가 목적이 아니라 정말 생계 목적으로 일해야만 하는 노인 비중이 많다는 점에서 사회 문제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계속고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5일 연금개혁 추진계획에서 정부는 현재 59세인 국민연금 의무가입기간 상한을 64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이와 함께 고령자 계속고용 여건 개선 등을 연계해 논의하겠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현재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논의되고 있다. 다만 노동계는 법정정년 연장을 주장하는 반편, 경영계는 연공서열 위주 임금 체계에 대한 개편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어 치열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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