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만에 부활한 속편, 찾아볼 수 없는 친절함
[장혜령 기자]
▲ 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 스틸 |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
한편, 갑자기 사망한 아버지의 장례식을 위해 다시 시골집에 가게 된 리디아. 이번에는 사춘기가 한창인 딸 아스트리드(제나 오르테가)와 엄마 딜리아(캐서린 오하라), 매니저이자 약혼자 로리(저스틴 서룩스) 함께였다. 든든한 지원군이지만 어쩐지 불안한 이유는 딸 아스트리드 때문이다.
아버지의 부재로 반항심이 커진 아스트리드는 엄마가 유령을 보는 것도 거짓말이라고 생각해 사사건건 부딪힌다. 급기야 장례식에서 깜짝 결혼 발표를 한 엄마를 이해할 수 없는 아스트리드는 집을 나와 동네를 배회하기에 이른다. 그러던 중 소년을 만나 죽은 아빠를 되살릴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한다. 급기야 사후세계에 입문하지만 함정에 빠져 큰 위기를 맞는다.
발등에 불 떨어진 리디아는 딸을 되찾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비틀쥬스를 부른다. 비틀쥬스는 지박령이 된 유령을 쫓아주는 더 고약한 유령인데 이름을 세 번 부르면 소환된다. 긴 시간이 지났지만 리디아를 신부로 맞이하고 싶었던 그의 야심은 사라지지 않았는데, 온갖 계략을 꾸미기에 이른다. 하지만 전 남편인 비틀쥬스를 찾아 사후 세계를 뒤지던 영혼 포식자 델로레스(모니카 벨루치)에게 포착되어 또다시 결혼을 망칠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 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 스틸 |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
1988년 개봉한 <비틀쥬스>는 거장이 된 팀 버튼의 시작이라 볼 수 있다. <비틀쥬스>를 인정받아 자신만의 정체성을 무기로 <배트맨>, <가위손> 등 불세출의 감독으로 성장했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비주얼과 기괴한 상상력을 시각적으로 옮겨 놓은 세계관은 후대 감독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팀 버튼만의 아날로그 스타일로 제작한 손맛을 확인하는 순간은 또 다른 재미다. 속편에서 총 70개 이상의 세트를 지어 불태우며 촬영했다. 오프닝의 마을 전체를 아우르는 디오라마 항공샷, 폰트까지 일치해 향수를 자극한다.
▲ 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 스틸컷 |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
1편을 보지 않고 볼 수 있을 만큼 친절한 후속편은 아니다. 작품 속 대사와 상황으로 설명되기는 하나, 젊은 층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지 미지수다. 기괴하면서도 귀여웠던 세계관 보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따뜻한 시선에 주목했다. 속편의 제목이 <비틀쥬스 비틀쥬스>인 만큼, 세 번 부르면 소환되는 비틀쥬스의 특성을 반영해 3편까지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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