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내가 빌런? 그럼 여러분은 꼬붕? 악당은 尹"…법사위 파행

조문규, 김지선 2024. 9. 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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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5일 국민의힘의 정청래 위원장에 대한 ‘빌런(악당)’ 발언을 두고 여야 의원 간 고성과 막말로 파행됐다.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과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은 이틀째 처리되지 못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형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4건의 법안을 심사하고 법안 1소위로 회부했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3차 전체회의에서 기자회견 중 자신을 '빌런(악당) 정청래'라고 발언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사과를 요구하며 정회를 선언, 퇴장하고 있다. 뉴스1


정 위원장은 이후 다음 안건인 심 후보자 관련 건을 심사하기에 앞서 “위원장으로서 유감 표명을 하겠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의‘막말’ 문제를 거론했다.

정 위원장은 “어제(4일) 유상범 국민의힘 간사를 포함한 여당 위원들이 기자회견에서 저를 ‘빌런’이라고 비난했는데 상당히 모욕적”이라며 “빌런의 사전적 개념은 ‘악당, 악한 악인, 범죄자’다. 상당히 불쾌하고 이런 악당과 함께 회의하는 여러분은 악당의 꼬붕(부하의 비표준어)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악당의 상대방”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정 위원장은 “곽 의원이 그러면 정의의 사도라도 되냐. 제가 보기에는 악당 이상의 악당. 가장 질 안 좋은 악당”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진정한 대한민국의 악당은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냐”면서 “우리 조상들이 일본 국적이라는 노동부 장관을 임명한, 그것이 헌법을 부정하는 윤 대통령의 악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전날 야권의 ‘채상병 특검법 법안심사소위 회부’ 비판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빌런’ 정청래가 꼼수 정청래 위원장의 모습을 보인 날”이라며 비판했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3차 전체회의에서 자신을 '빌런(악당) 정청래'라며 기자회견을 연 국민의힘 의원들의 사과를 요구하는 가운데 관련 기사에 '진짜 빌런은 윤석열'이라고 적혀 있다.뉴스1


정 위원장은 유성범 국민의힘 의원의 의사진행발언 요청에 “사과할 거면 발언하라”고 맞섰다. 또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제3자 입장에서 말할 기회를 달라”라고 요청했지만 정 위원장은 “국어 교육을 못 받았나. 본인은 (사과를 해야 할) 당사자지 제3자가 아니다”라고 공격했다.

정 위원장은 “어제 기자회견을 한 부분에 대해서 국민의힘이 사과 표명을 해라.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재발방지를 해달라”고 했다. 그는 빌런 발언에 대한 사과를 조건으로 오후 1시에 회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법사위 회의는 오전 11시 48분 정회된 후 파행됐다.

민주당·조국혁신당 법사위원들은 이날 정회 후 공지를 통해 “여당의 사과 없이는 정상적으로 회의를 진행할 수 없음을 분명히 전달했다”며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만 있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는 이날 취소됐다.

운영위 여당 간사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국가인권위원장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운영위가 민주당 요청에 의해 오늘 오전 10시 10분쯤 취소됐다”며 “민주당은 오늘 더 논의할 수 없으니 다음 주에 다시 논의하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유감이다. 청문보고서까지 완성되고, 의결 절차만 남았었다. 우리의 적격 사유, 민주당의 부적격 사유 모두 병기하고, 내용 확인도 양당 수석 간 모두 마쳤다”며 “더 논의가 필요했다면, 운영위 회의를 통해 진행하는 것이 옳았을 것”이라고 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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