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0.2% 역성장…국민총소득도 마이너스 전환
올 2분기(4~6월) 한국 경제가 1년6개월 만에 역성장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도 1년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은 1분기 수치가 높게 나타났던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풀이하면서, 하반기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5일 한은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발표한 속보치와 같은 수준으로, 2022년 4분기(-0.5%) 이후로 가장 낮다. 1분기 실질 GDP가 1.3% 증가해 깜짝 성장한 것이 기저효과로 작용해 2분기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앞서 1분기에는 온화한 날씨 등으로 민간소비가 늘면서 실질 GDP 증가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다.
강창구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성장세의 전반적인 흐름을 알 수 있는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올 2분기 2.3%를 나타내고 있다”며 “상반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8%로 2022년 상반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2분기 실질 GDP를 지출항목별로 보면 내수 부진이 두드러졌다. 민간소비는 의류‧승용차 등 재화소비가 부진하면서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건설투자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면서 1.7%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설비투자도 1.2% 줄었는데, 올 상반기 기업들이 수익성 제고 측면에서 투자 속도를 조절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하반기 들어 내수 부문이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봤다. 강창구 부장은 “최근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상회하면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소비와 밀접한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내수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는 것도 하반기 성장세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분기에는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 가격이 높아지면서, 순수출(수출-수입)의 GDP 기여도는 –0.1%포인트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이처럼 수입 증가세가 이어지더라도 IT(정보기술) 수출 호조에 따라 순수출 기여도가 다시 플러스(+)로 반등할 수 있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한은은 최근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2.4%)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 대비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1년 3분기(-1.6%) 이후 최저치다. 실질 GNI는 한 나라의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실질 GNI가 떨어진 데에는 1분기(+2.4%)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기저효과, 에너지 수입액 상승세 등이 영향을 미쳤다. 원유‧천연가스 등 수입품 가격이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보다 더 많이 오르면서, 2분기 실질무역손실이 –16조6000억원으로 1분기(–11조3000억원)보다 확대된 것이다.
외국인이 가진 국내 주식이 늘어나면서 2분기 해외 배당 지급액이 늘어난 것도 실질 GNI를 끌어내렸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뺀 것)이 1분기보다 1조5000억원 감소하면서다. 다만 한은은 “2분기 실질 GNI를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3.4% 증가한 것이라, 실질 GDP 증가율(2.3%)을 상회하는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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