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금수저' 페굴라, 세계 1위 꺾고 생애 첫 US오픈 4강
한국계 미국 여자 테니스 선수 제시카 페굴라(30·세계랭킹 6위)가 세계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를 물리치고 2024 US오픈 준결승에 진출했다.
페굴라는 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시비옹테크를 2-0(6-2 6-4)으로 완파했다. 시비옹테크는 통산 메이저 5승을 기록 중인 여자 테니스 최강자다.
이로써 페굴라는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준결승에 진출했다. 페굴라는 이번 대회 전까지 6차례 메이저 대회 8강에 올랐다. 하지만 한 번도 4강에 진출하지 못했는데, 우승 후보인 시비옹테크를 맞아 징크스를 시원하게 깨버렸다. US오픈은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과 더불어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로 불린다.
페굴라는 또 2022년 US오픈 8강전에서 시비옹테크에게 당한 패배도 2년 만에 설욕했다. 시비옹테크와 상대 전적에서는 4승 6패로 격차를 좁혔다. 페굴라는 "초반에 시비옹테크를 몰아붙여 좌절시켰다"면서 "2세트에 시비옹테크의 경기력이 올라올 때도 내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기에 이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매번 강한 선수에게 패해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주변에서 '패배 요인'에 대해 물었는데,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내게 필요한 것은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페굴라에겐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 그의 어머니 킴(55)은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5세 때이던 1974년 미국으로 입양됐다. 대학생 시절 미국 뉴욕의 한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킴은 미국의 기업가 테리(73)를 만나 1993년 결혼했다. 페굴라는 '금수저'이기도 하다. 아버지 테리와 어머니 킴은 미국에서 천연가스·부동산 사업을 하는 억만장자 기업가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페굴라 부부의 순자산이 67억 달러(약 8조9600억원)를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테리는 포브스가 집계한 세계 부호 순위에서 128위를 차지했다.
페굴라 부부는 2011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버펄로 세이버스를 1억8900만 달러(약 2500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2014년 9월엔 미국프로풋볼(NFL) 버펄로 빌스를 14억 달러(약 1조8700억원)에 인수했다. 부부는 공동 구단주다. 한편 미국 테니스계는 축제 분위기다. 남자와 여자 단식 준결승에 모두 복수의 미국 선수가 오른 것은 2003년 대회 이후 21년 만이다. 여자부의 또 다른 4강전은 미국의 에마 나바로(12위)와 세계 2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가 격돌한다.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테일러 프리츠(12위)와 프랜시스 티아포(20위), 두 미국 선수가 맞대결한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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