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 신용대출도 조인다…1주택자 수도권 주담대도 중단
가계부채 급등세가 이어지자 은행권에선 1주택자의 추가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은행에선 신용대출 한도까지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내놨다.
5일 KB국민은행은 오는 9일부터 한시적으로 1주택자의 수도권 주담대와 신용대출에 대한 추가 규제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1주택 세대가 추가로 수도권에 있는 주택을 구입할 목적으로 받는 주담대는 취급이 제한된다.
다만 이사와 갈아타기 등 실수요자가 기존 보유한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주담대를 받을 경우에는 대출을 내준다. 이럴 경우 기존 주택 매도계약서와 계약금 수령 증빙서류 등을 제출해야 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갭투자 등 투기수요 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대출 실수요는 제약하지 않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전국에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세대의 경우 주택 추가 구입 목적의 주담대 취급을 제한한 바 있다.
그간 주담대 금리 인상과 한도 축소로 대출수요 관리에 나섰던 은행들은 이제 사실상 무주택자에게만 주담대를 내주는 방식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앞서 우리은행은 오는 9일부터 1주택자의 수도권 주택 추가 구입 목적의 대출을 제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인터넷전문은행과 제2금융권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5일부터 구입 목적의 아파트담보대출 취급대상을 무주택자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다만 1주택자가 기존 주택 처분을 서약하면 대출을 내준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지난 3일부터 주택구입목적의 주담대 대상자를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삼성생명도 유주택자에 대한 수도권 주담대 취급을 제한했다.
신용대출 한도도 '연소득' 이내로
주담대 뿐 아니라 신용대출 한도를 조이는 조치도 나타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9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주요 은행에선 연봉의 최대 150% 수준까지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 한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만일 은행권에서 이미 신용대출을 받았다면, 해당 액수만큼 KB국민은행에서 신규로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예를 들어 연봉 5000만원 직장인이 KB국민은행이나 타 은행에서 이미 신용대출 2000만원을 받았을 경우 추가 대출은 3000만원만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는 최근 은행권이 주담대 문턱을 높이면서 신용대출이 불어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잔액은 올 6월과 7월에 각각 2143억원·1713억원 줄어들다가 8월에는 8495억원 급증했다. 은행권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신용대출을 조이는 조치가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계부채 급등세 관리에 실수요자 보호까지…은행권 혼란 가중
은행권에서 가계대출 억제 방침을 하나둘 내놓으면서 금융소비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은행별로 규제 방침이 제각각인 데다, 규제 적용 시점도 달라지면서다. 이에 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실수요자 피해를 최소해달라"며 은행권에 당부했다.
하지만 이 발언에 은행권은 더 혼란에 빠지는 분위기다. "단순 금리 인상 대신 다른 방식으로 대출 수요를 관리하라"던 금융당국이 이젠 "실수요자 대출을 제약하지 말라"고 주문하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현재로선 실수요자 기준이 명확하지도 않은 상황이라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추석 명절 전에 은행장 간담회를 갖고 실수요자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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