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맥경화 뚫는 구본규의 LS전선, AI 타고 '10조·상장' 노린다
"전기화 트렌드, 15년은 지속"
AI 데이터센터로 인한 수요 기대
구본규 "상장도 반드시 하겠다"
구본규 LS전선 대표를 중심으로 LS그룹의 해저케이블 사업이 본격적인 수혜를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AI(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며 글로벌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 확장이 예고되면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전력 수요가 예상되고 있는 덕분이다. LS전선은 까다로운 진입 장벽으로 인해 일부 업체들만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에서 시공 역량을 통합해 더 큰 경쟁력으로 우위를 점한다는 방침이다.
구본규 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 FKI 타워에서 열린 '밸류업 데이' 행사에서 "LS에코에너지와 협력해 유럽, 아시아, 미주에 공장을 구축, 글로벌 지역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것"이라며 "또 LS마린솔루션과 함께 케이블 공급부터 시공,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턴키 설루션으로 사업적 포트폴리오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LS전선은 AI 시장 개화로 인한 전력망 수요 급증과 케이블 제조 및 시공을 일괄적으로 맡는 자사 '턴키' 방식의 경쟁력을 꼽으며, 2030년을 기점으로 매출 10조를 목표로 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전기화 시대를 맞이해 지난해 6조원대 규모의 매출을 7년 만에 4조원 이상 추가로 끌어올린다는 구체적인 목표다.
자회사들의 '수직계열화'를 강조한만큼, 행사에는 LS전선의 주요 경영진은 물론 LS에코에너지, LS마린솔루션, LS머트리얼즈 등 주요 자회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고의곤 LS전선 글로벌 영업부문장은 "2050년까지 2021년 대비 전기 수요가 2.5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중에서도 해상풍력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며 "글로벌 기준 해상풍력 시장은 2021년 5%에서 2050년 25%까지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LS전선이 주목하는 시장은 미국이다. 현재 한국 내수시장처럼 미국을 차세대 내수시장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HVDC(초고압직류) 케이블 시장의 경우 높은 기술 장벽을 필요로 하기에 신규 업체들의 진입이 쉽지 않다. 실제로 대규모 글로벌 해저케이블 프로젝트는 대부분 고객사의 초대에 의한 제한입찰로 진행된다. 기술력·파트너십·실적·턴키솔루션 여부가 중요한 이유다.
이중 LS전선이 최근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곳은 '턴키 솔루션'이다. 지난해 인수한 자회사 LS마린솔루션이 25년 이상의 해저케이블 포설 시공 역량을 갖추고 있는 덕분이다. 구영헌 마린솔루션 대표는 "LS전선의 독보적인 해저케이블 공급 능력과 당사가 보유한 시공 경쟁력으로 원가 절감 및 공기 단축이 가능해졌다"며 "기존엔 해저와 지중 시공을 별도로 수행했지만 이마저도 현재 일원화한 상태"라고 밝혔다.
LS전선은 최근 미국 공장 건설을 확정했으며, 영국과 베트남에서도 현지화 전략을 검토 중이다. 미국 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2030년까지 누적 매출 1조 원을 달성해 미국 최대의 해저 케이블 공급 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다. 아울러 LS전선은 초전도 케이블 시스템과 버스덕트, LS머트리얼즈의 UC(울트라커패시터) 등으로 AI 데이터센터(AIDC)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글로벌 주요 AI 기업들과 협력해 IDC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구본규 대표는 미국 시장을 차세대 내수 시장으로 꼽은 것과 관련해 "몇 달 전 미국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는 등 네트워크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며 "11월 대선과 관련해서도 걱정이 되는 부분은 있으나, 현 추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회사 주식 매입과 LS전선의 기업공개(IPO)에 대해서도 "저희 자회사들의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자회사들의 미래 성장이나 전략적인 방향 등을 봤을 때 장기적인 차원에서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LS전선은 LS에코에너지 주식 7만4469주, LS마린솔루션 주식 138만4293만주를 장내매수하는 등 자회사 주식을 지속 확보하고 있다. 구 대표는 "LS전선의 상장도 반드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장기적 관점에서의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구 대표는 "전기화 트렌드가 15년은 갈 것으로 생각하고 시장 전망도 밝다고 본다"며 "우선 현시점에서 돈을 잘 번다는 것을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는 게 우선이고, 그 이후 상장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아주 먼 미래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자사 기술 탈취 의혹을 받고 있는 대한전선에 대해 구 대표는 "가장 오래된 케이블 제조업체로 우수하고 능력이 뛰어난 기업으로 존중하고, 존경하고 있다. 좋은 경쟁자가 있다는 것은 전반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이다"고 말하면서도 최근 공방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우리 동해공장 해저케이블은 임직원들의 피땀이 어린 공장이고, 그 어떤 회사도 알려준 것 없이 우리가 반복적으로 실수를 하고 몸으로 때우며 기술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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