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전단지 뗐으니 잡아가라"…'여중생 송치' 경찰서에 항의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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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 거울에 붙어있던 비인가 게시물을 떼어낸 여중생을 경찰이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과 관련해 시민의 항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시민들의 항의가 폭주하자 용인동부경찰서 측은 서장 명의의 답변을 통해 "우선 언론보도 관련하여 많은 분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 서장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다"며 "해당 사건 게시물의 불법성 여부 등 여러 논란을 떠나서 결과적으로 좀 더 세심한 경찰 행정이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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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항의에 상급 기관서 보완 수사 나설 예정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 거울에 붙어있던 비인가 게시물을 떼어낸 여중생을 경찰이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과 관련해 시민의 항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5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 사건이 알려진 지난 3일부터 현재까지 사건과 관련한 항의성 글이 400건을 넘어서고 있다. 글 제목과 내용은 대부분 '여기가 아파트 엘리베이터 불법 부착물 떼어냈다고 여중생 검찰에 송치한 곳입니까' 등으로 시작하는 항의성 내용이었다.
항의성 글을 작성한 이들은 "저도 불법 광고물을 뗐는데 자수하겠다"며 여중생에 대한 경찰의 처분을 비꼬았다. 또 "어떻게 해야 검찰 송치 당하지 않고 불법 전단을 뗄 수 있느냐"라고 문의하거나 "누군가 현관문에 허락도 없이 불법 전단을 붙이고 갔는데 함부로 뗄 수도 없고 어떡하면 좋나"라며 하소연하는 글까지 등장했다.
한 시민은 "법을 기계적으로 해석하니 상식을 벗어난 판단을 하는 게 아닌가. 법이 그런 걸 어쩌느냐. 국회의원에게 따지라는 식의 소리도 하지 말라"라며 "(여중생 측과) 통화 내용을 들어 보니 신고한 사람이 강경하게 나와서 어쩔 수 없다는 듯 미안한 기색도 없이 이미 범죄자로 낙인찍고 적극 행정을 하더라"라고 했다.
이어 "신고한 사람에게 '본인 또한 남의 집 문에 테이프를 붙이는 등 행위를 했으니 대화로 잘 해결하시라'라고 충분히 설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여러 차례 신고하니 신고 접수를 하고 기계적으로 처리한 게 아니냐. 그런 식으로 일 처리하면 안 잡혀갈 사람이 어디 있나"라고 했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은 수사할 때 아파트 관리규약도 안 읽어보나. 어느 아파트가 관리사무소 도장도 없이 아무 데나 전단을 붙이느냐" "홧김에 떼어도 무죄인 판례가 있는데 왜 여중생은 유죄로 보느냐" "비인가 게시물을 붙인 사람은 왜 조사하지 않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시민들의 항의가 폭주하자 용인동부경찰서 측은 서장 명의의 답변을 통해 "우선 언론보도 관련하여 많은 분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 서장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다"며 "해당 사건 게시물의 불법성 여부 등 여러 논란을 떠나서 결과적으로 좀 더 세심한 경찰 행정이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 "여러분의 관심과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좀 더 따뜻한 용인 동부 경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항의 글이 폭주하면서 게시글에 일일이 답변하지는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지난달 8일 중학생 A양을 재물손괴 혐의로 송치했다. A양은 지난 5월11일 자신이 사는 용인 기흥구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거울에 붙어있던 비인가 게시물을 제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양은 거울을 보던 중 게시물이 시야를 가려 게시물을 뗐다고 한다. 이 게시물을 뜯은 다른 60대 주민 B씨와 이 게시물 위에 다른 게시물을 붙인 관리사무소장 C씨도 함께 송치된 상태다. 지난해 7월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해 주민 2명이 재물손괴 혐의로 송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A양 측은 경찰의 판단에 문제를 제기하며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이의를 제기했다. 이 판단에 대해 상급 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은 추가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고 판단해 보완 수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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